김광희 대전시티즌 사장이 8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김 사장은 오후 지역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려 "염홍철 대전 시장에게 물러나겠다고 전화를 했다"고 사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시장은 이번 주 안으로 김 사장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승부조작의 홍역을 앓던 지난해 7월 자진 사퇴한 김윤식 전 사장을 대신해 사장직에 오른지 8개월만에 물러나게 됐다.
김 사장의 사임은 최은성 재계약 불발로 촉발된 사퇴 압력을 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14년간 팀을 위해 헌신한 '레전드' 최은성이 구단의 무성의한 태도로 '등 떠밀리 듯' 은퇴하자 서포터를 중심으로 김 사장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다. 대전 서포터 뿐만 아니라 타구단 서포터와 시민들까지 구단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구단 홈페이지와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김 사장이 구단 운영 중 부정을 저질렀다는 각종 의혹들이 제기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7일 대전 이사진들은 한자리에 모여 '김 사장의 결단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데 뜻을 함께 모았다. 염 시장도 8일 오전에 있던 정례기자회견에서 "11일의 홈 개막경기를 치른 뒤 가능하면 내주 중에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어떤 방법으로든 수습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묻겠다"고 김 사장에게 책임을 물을 뜻을 내비쳤다.
김 사장은 선임 때부터 축구계 안팎에서 많은 우려를 낳았다. 탁월한 리더쉽과 조직장악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인사청탁, 콘도매입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염 시장은 "측근인사라 해도 능력이 있으면 기용해야 한다"며 선임을 강력히 밀어붙였다. 그러나 부임 후 김 사장은 독단적인 업무 스타일로 많은 갈등을 낳았다. 왕선재 감독 경질 때도 이렇다할 대화 없이 무책임하게 떠나보내며 도마에 올랐다. 일부 대전 직원들은 김 사장 스타일에 적응하기 어렵다며 퇴사하기도 했다. 올시즌에는 시민구단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로 선임됐지만, 연맹이 주도한 승강제의 취지를 퇴색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대전 서포터는 김 사장의 사임 의사에도 불구하고 11일 전북과의 홈개막전에 예정된 항의 퍼포먼스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최은성의 복귀와 구단 정상화가 이어질때까지 항의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대전 시티즌의 대주주가 대전시 체육회이기 때문에, 공석이 된 대전 사장직은 대전시 체육회 진상옥 사무차장이 대행하게 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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