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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왜 혼혈 투수 다르빗슈에 열광하나

by 노주환 기자
일본인 투수 텍사스 다르빗슈.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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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일본 순정만화에서 뛰쳐나온 듯 곱상하다. 1m96의 장신이다. 얼굴은 갸름하고 팔과 다리는 가늘고 길다. 게다가 혼혈이다. 이란인 아버지(파사드)와 일본인 어머니(이쿠요) 사이에서 태어났다. 둘은 미국에서 만났다.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한 예술대에서 만나 사랑했고, 일본으로 건너와 오사카에서 다르빗슈 유(26·텍사스)를 낳았다. 일본과 이란의 합작품인 다르빗슈는 지금 미국프로야구가 2012시즌 개막을 앞두고 가장 주목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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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이란의 합작품은 순정만화 주인공

다르빗슈는 아버지의 운동 능력을 물려받았다. 다르빗슈의 할아버지는 일찌감치 아들을 미국으로 유학보냈다. 그곳에서 다르빗슈의 아버지는 공부를 하면서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어머니의 피를 받아 다르빗슈의 얼굴에는 일본인의 윤곽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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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다르빗슈는 요즘 미국과 일본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텍사스가 스프링캠프를 차린 애리조나주 피오리나에는 다르빗슈를 보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과 팬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다르빗슈가 샌디에이고와의 첫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8일(한국시각)에는 일본 취재진 100여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이미 수많은 일본팬들이 다르빗슈의 배번 11번이 찍힌 텍사스의 유니폼(최고 44만원)을 사기 위해 지갑을 거침없이 열고 있다. 덩달아 텍사스 구단과 미국 언론까지 다르빗슈 띄우기에 동참하고 있다. 텍사스 구단은 비싼 돈을 투자해 다르빗슈를 모셔온 만큼 성적과 마케팅에서 모두 효과를 보려고 한다. 텍사스 인터넷홈페이지는 연일 다르빗슈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사로 다루고 있다.

최근 일부 언론들은 그의 사생활까지 파고들었다. 다르빗슈는 2007년 11월 일본 여배우 사에코와 인터뷰를 계기로 만나 결혼까지 했다. 일본 언론은 혼전임신으로 서둘러 결혼한 '샷건 웨딩'이라고 보도했었다. 하지만 둘은 두 아이까지 낳았지만 올초 이혼했다. 이후 다르빗슈은 일본 AV배우 아스카 키라, 미녀 골퍼 고가 미호(은퇴) 등과 연이어 염문설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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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는 일본산 최고상품을 꿈꾼다

다르빗슈의 영입한 결정한 사람은 다름 아닌 텍사스 사장 놀란 라이언이다. 투자 금액이 천문학적이다. 텍사스는 포스팅비(5170만달러·텍사스가 다르빗슈 전 소속팀 니혼햄에 준 돈)와 연봉(6년간 6000만달러)을 합쳐 총 1억1170만달러(약 1246억원)를 썼다. 2006년말 보스턴이 괴물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32·보스턴)를 영입하면서 썼던 1억300만달러(약 1149억원)보다 많다. 당시 보스턴과 마쓰자카는 6년간 연봉 5200만달러(약 580억원)에 합의했다. 놀란 라이언은 미국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떨쳤으며 야구 명예의전당에도 오른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다르빗슈와 계약서에 사인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다르빗슈는 내가 현역 선수 시절 그나이 때보다 제구력이 낫다." 이 한마디는 다른 어떤 사람의 평가를 거부할 정도의 무게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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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는 다르빗슈를 통해 역대 최고의 일본산 메이저리그 상품을 만들고 싶어한다. 이미 그 작업은 시작과 함께 뜨겁게 달아올랐다. 본 게임인 정규시즌이 시작도 되기 전에 다르빗슈에게 지나칠 정도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2007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마쓰자카가 보스턴에 입단했을 때다. 다르빗슈와 마쓰자카 둘은 일본 야구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똑같이 고교시절 부터 조만간 프로야구에 뛰어들어 대형 사고를 칠 것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마쓰자카는 보스턴 입단 이후 초반 두 시즌 동안 33승을 올리며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부상 악몽에 시달리면서 지난 세 시즌 동안 16승에 거쳤다. 올 시즌 부활을 노리고 있지만 모든 관심은 다르빗슈에게로 넘어왔다.

다르빗슈에 대한 평가는 좀 이른 감은 있지만 마쓰자카를 넘어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르빗슈는 일본 무대에서 통산 방어율이 1.99로 마쓰자카(방어율 2.95)보다 뛰어났다.

라이언이 찍고 매덕스가 지도한다

롤란 라이언이 얘기한 것 처럼 다르빗슈는 공이 빠를 뿐아니라 제구력이 뛰어나다. 큰 키에 비해 몸이 매우 유연한 편이다. 보통 키가 큰 선수들은 공을 놓은 포인트가 높기 마련인데 다르빗슈는 그렇지 않다. 매우 낮을 뿐더러 전체적으로 공이 낮은 쪽에서 제구된다. 이러다보니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거의 없다. 일본 무대 7년 동안 맞은 홈런이 총 58개로 적다. 다르빗슈의 최고 구속은 시속 161km이다

다르빗슈가 그렇다고 달아나는 피칭을 하지도 않는다.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2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삼진 3개, 무실점으로 끝낸 다르빗슈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다르빗슈의 눈빛은 두려움 보다 자신감에 차 있다. 덩치가 산만한 타자들을 향해 '어디 한 번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꽂아 넣었다.

지금은 다르빗슈와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다. 다르빗슈가 조만간 상대할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일본 타자와는 달리 힘이 좋다. 빗맞거나, 배트 끝에 살짝 걸려도 홈런이 될 정도로 파워가 좋다. 하지만 다르빗슈도 아직 그의 공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 최근 그의 볼을 받아본 텍사스의 안방마님 포수 나폴리는 다르빗슈가 던진 직구, 싱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컷패스볼, 스플리터 등 7종의 구질을 보고 너무 다양해서 놀랐다고 했다. 현재 다르빗슈의 옆에는 현역시절 절묘한 컨트롤로 명성을 날렸던 매덕스 투수 코치가 붙어 있다. 매덕스 코치의 조언이 다르빗슈를 더 날카롭고 냉정한 투수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다르빗슈 열풍이 미국야구를 강타할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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