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축구전용구장은 설계 당시부터 축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만여 석의 중소형 규모와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간격이 불과 1m 밖에 되지 않는 구조로 주목을 받았다. 인천 구단은 전용구장을 위탁 운영하면서 대형마트 등 입점업체 들이 내는 수익금을 바탕으로 자생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시도민구단 운영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가 됐다. 전용구장이 위치한 인천시 남구 숭의동 일대 재래시장 상인들이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하면서 지난해 6월부터 네 달 가까이 공사가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12월에 완공되면서 인천의 7년 숙원이 이뤄졌다.
개장경기이자 2012년 K-리그 2라운드가 열린 11일 전용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남문에 구름같은 관중들이 모여 들었다. 잔칫날 분위기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상대를 잘못 만났다. K-리그에서 '잔칫날 불청객'으로 통하는 수원 삼성과 맞닥뜨렸다. 수원은 2003년 대구FC 창단 첫 경기 승리 및 2006년 제주 유나이티드의 제주도 연고이전 첫 경기 무승부 등 잔칫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역사가 있다.
인천은 결국 불청객 수원 탓에 고개를 숙였다.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부진했던 '게으른 천재' 라돈치치(29·수원)가 펄펄 날았다. 전반 29분 오범석의 크로스를 왼발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쏘아 올렸고, 후반 33분에는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낸 뒤 직접 기회를 성공시켰다. 허정무 인천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33)을 투입시켜 반격을 노렸으나, 오히려 후반 중반 세 명의 교체카드를 모두 쓴 상황에서 미드필더 장원석(26)이 무릎을 크게 다쳐 실려나오면서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버텨야 했다. 수원을 꺾고 잔치 분위기를 정점으로 찍으려던 인천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관중들은 후반 막판이 되자 하나 둘 씩 자리를 떠 경기 종료 직전에는 빈 자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경기 뒤에는 곳곳에서 해프닝이 벌어지면서 인천 구단 직원들의 어깨를 더욱 처지게 만들었다. 통상 후반 중반 집계되는 관중수가 발표되지 않았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입장권에 찍힌 바코드를 입구에서 인식하는 방식으로 관중수가 집계된다. 그러나 이날 개장행사로 인해 20명 남짓한 구단 직원들이 쉴새 없이 뛰어 다니느라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인천 서포터스 '미추홀 보이스'는 경기 뒤 구단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원정팀인 수원의 서포터스 '그랑블루'를 경기장에 먼저 입장시켰다는 이유로 구단 사무실을 찾아 항의했다. 구단 직원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자리를 뜨지 않으면서 경기 뒤 이뤄져야 할 구단의 사후 업무처리가 지연됐다. 웃어야 할 잔칫집이었지만, 이날 제대로 미소를 지은 이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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