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상주와 성남의 K-리그 2라운드가 열린 성남탄천종합운동장. 0-0으로 맞선 후반 5분 상주의 선제골을 넣은 선수가 순간 자취를 감췄다. 골 세리머니를 위해 모인 1m80이 넘는 장신 동료들 사이에 그가 푹 파묻혔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해산(?)하자 그가 다시 나타났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그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눈높이가 같았다. 1m70의 박 감독과 '높이'가 비슷한 상주의 최단신 공격수 고차원(26)의 얘기다.
신장이 1m69에 몸무게가 68kg인 고차원. 1m69에 67kg인 리오넬 메시(25·바르셀로나)와 신체조건이 거의 똑같다. 플레이 스타일이나 인지도는 메시와 엄연히 차이가 나지만 그는 상주의 '메시'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돌려 세우고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뺏는다. 그의 발끝에서 나온 상주의 시즌 첫 골도 빠른 슈팅 타이밍이 가져온 결과물이었다. 김영신의 패스가 성남 수비수 발에 맞고 흐르자 수비를 등지고 있던 그는 반 바퀴를 돈 뒤 바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성남 골키퍼 하강진이 몸을 날렸지만 공이 지나간 뒤였다. '득점 기계' 메시의 득점 장면과 흡사했다.
단신으로 상대 수비를 휘젓고 다니는 비결을 그에게 물었다. 돌아온 답은 '메시'였다. "워낙 작으니깐 단신 선수들 위주로 좋아했다. 예전에는 아이마르(1m69·벤피카)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메시를 좋아한다. 아마 키가 작은 선수들은 100% 메시를 좋아할 것이다. 나도 메시 경기를 많이 보면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했다."
메시는 '성장호르몬 장애'로 유난히 키가 작았다. 13세 때는 1m44였다. 고차원도 어렷을때부터 작은 키가 인생 '제1의 고민'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키가 1m43이었단다. 성장을 위해 안 먹어 본 것이 없다. "부모님이 이것 저것 다 먹이셨다. 초등학교 1학년때 축구를 시작했는데 보양식을 입을 달고 살았다. 몸에 좋다는 건 다 먹었고 뱀도 많이 먹었다. 크기 위해 배가 불러도 억지로 먹었다. 지금도 습관적으로 배가 불러도 막 먹는다.(웃음)."
키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키가 크면 더 좋은 공격수로 성장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많이 했지만 오히려 단신 선수이 잘 할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로 바꿨다. 짧은 거리에서 민첩하게 움직이고 많이 뛰어다니는 게 그의 주특기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키에 대한 자존심은 버릴 수 없었다. 박항서 감독보다 1cm가 작다고 했더니 "나는 솔직하게 1m69로 적은것이고 박 감독님은 몇 cm 늘리신 것 같다. 오원종 형도 1m70이라고 프로필에 나와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목청을 높였다.
공격수로서는 2011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뼈트라이커' 김정우(전북)의 활약에 가려졌지만 그는 4골을 기록하며 팀내 득점 2위에 올랐다. 한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었다. 김정우의 숨은 조언이 그를 키웠다. "전남에 입단한 뒤 부상도 많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많이 뛰지 못했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고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고 제대하자고 생각했다. 지난해 33경기를 뛰었고 정우형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형처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물었더니 '죽기살기로 뛰면 된다'고 하더라. 이렇게 축구를 잘하는 형도 죽기살기로 뛰는 구나 싶어서 그 이후로 마음가짐을 달리했다. 요즘은 죽기 살기로 뛰고 있다."
상주의 빈약한 공격력을 해소해줄 '희망'으로 떠 오른 고차원. 이름만큼이나 차원 높은 축구로 상주의 '메시아'가 될 수 있을까.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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