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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돌아온 '천재미드필더' 송진형 이야기

by 박찬준 기자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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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내 이름 석자를 다시 한번 팬들에게 각인시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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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제주 감독이 올시즌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고 거론하는 이름이 있다. '원샷원킬' 축구의 핵심 자원으로 급부상한 송진형(25·제주)이다. 올시즌 제주 유니폼을 입은 송진형은 권순형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며 제주의 공격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세련된 패싱력과 정교한 볼컨트롤은 물론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력까지 보완한 송진형은 시즌 초반 가장 눈에 띄는 미드필더다.

송진형은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유망주다. 당산서중을 중퇴하고 2004년 서울에 입단한 송진형은 2007년 캐나다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에서의 활약으로 '한국축구의 미래'로 평가받았다. 과거 한국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으로 '천재 미드필더'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이청용 기성용이 승승장구한 것과는 달리 송진형은 정체기를 겪었다. 당시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은 송진형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적을 추진하던 송진형은 호주 뉴캐슬 제츠의 러브콜을 받았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경기에 뛰고 싶다는 생각에 호주 무대를 밟았다. "호주 선수들이 워낙 체격적으로 뛰어나서 적응이 어려웠죠. 그래도 축구는 다 비슷하더라구요. 호주에서 몸싸움이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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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3년을 보낸 송진형은 2010년 꿈에 그리던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스 2부리그 투르로 옮긴 송진형은 다니엘 산체스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을 받은 것은 당시 송진형의 팀내 위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고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루아침에 후보선수로 전락한 송진형은 겨울 이적을 결심했다. 송진형의 선택은 제주였다. "제주에서 강력한 러브콜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유럽에 남겠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자주 연락을 받다보니 생각이 바뀌었어요. 선수 입장에서 날 원하는 팀에서 뛰는 것처럼 좋은게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박 감독은 송진형의 든든한 지원자다. 박 감독은 송진형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다시 예전과 같은 기량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박 감독은 올시즌 기술축구를 강조하며 송진형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줬다. 송진형도 박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여러차례 표현했다. "감독님이 워낙 잘해주세요.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지금 제주 전술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랑 맞아떨어져서 너무 재밌게 축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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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돌아온 한국 축구는 많이 변해있었다. 송진형은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해외생활이 성장에 도움이 됐다며 밝게 웃었다. "예전엔 너무 어렸어요. 이제는 경험이 쌓여서 잘할 수 있다는 의욕이 생겼어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외국의 빠른 템포 축구에 적응이 돼 있더라구요. 팬들의 관심도 없었고, 힘들었던 시기지만 유럽 선수들과 직접 부딪친게 많은 도움이 되요."

친했던 이청용 기성용의 성공은 송진형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 송진형은 아직 스페인 진출의 꿈을 접지 않았다. 그러나 그 전에 K-리그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고 싶다고 했다. "감독님과 8골-10도움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잡았어요. 달성하면 생애 최고 공격포인트에요. 꼭 이뤄서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제주를 우승시키고 싶어요." 팬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졌던 '천재 미드필더'는 조용히 부활을 노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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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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