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두 포지션 이상은 소화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을 바라보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제자들에게 '멀티플레이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2009년 런던행을 준비할 때부터 흔들림이 없는 지론이었다. 본선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고작 18명이다. 23명의 선수를 포함시킬 수 있는 월드컵 본선에 비해 숫자가 적다. 각 포지션 별로 백업을 둘 수 있는 월드컵에 비해 불리하다. 결국 활용 방안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면에서 '멀티플레이 능력'은 모범답안이 될 만하다.
이미 한 차례 테스트를 거쳤다. 18명이 출전할 수 있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이 시험 무대였다. 하지만 당시와 올림픽 본선을 바라보는 눈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멀티플레이 능력보다 공격수행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로 멤버를 꾸렸다. 전력 면에서 아시아 팀들에 비해 못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 본선에 나서는 팀들은 아시아권 팀보다 한 수 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적절한 무게 배분이 필요하다. 한 선수가 빠지더라도 그 자리를 커버할 만한 멀티플레이 능력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2009년 홍명보호 출항 때부터 함께 성장했다. 이집트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과 광저우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등을 거치면서 테스트를 받았다. 하지만 본선은 전혀 다른 무대다. 다소 여유가 있었던 그간의 일정에 비해 최종 목표점인 올림픽 본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홍 감독이 '멀티플레이 능력'을 강조하는 것은 기존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유지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다. 본선에 쓰게 될 와일드카드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준 교훈 역시 홍 감독이 '멀티플레이 능력'을 강조하는 요인 중 하나다. 당시 한국은 거스 히딩크라는 명장을 제외하면 본선 진출국 중 그리 눈에 띄는 팀이 아니었다. 해외파도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하던 안정환 정도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멀티플레이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빈약한 개인 기량을 커버했다. 갖가지 변수가 있는 토너먼트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공략했다. 월드컵과 올림픽은 다른 대회지만, 조별리그와 결선 토너먼트를 거쳐야 하는 토너먼트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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