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고양시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 고양 원더스(이하 고양)의 선수들이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공식 훈련 시작 시간은 오전 9시. 하지만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선수들은 알아서 유니폼을 챙겨입고 1시간 전, 운동준비를 마친다.
14일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인 고양의 훈련과 연습경기가 열린 국가대표야구훈련장을 찾았다. 살을 에는 듯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고양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이른 아침 시작된 훈련은 점심시간인 11시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치고, 받고, 달리고 그야말로 반복에 반복이다. 놀라웠던 것은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선수들의 훈련 태도였다. 진지한 표정과 자세에서 웃음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날씨가 춥다고 움츠러드는 선수도 없었다. 훈련을 함께 지켜보던 고양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야구사관학교'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수들에게 프로 선수가 가져야할 기본 자세와 인성을 가장 첫 번째로 가르친다"고 강조했다.
점심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남짓이다. 실내공간에 마련된 임시 식당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실전경기와 오후 훈련을 위해서는 가볍게 식사를 하는 것이 낫다는 김성근 감독의 판단 때문이다. 대신 저녁에는 인근 식당으로 이동, 푸짐하게 식사를 한다.
이날은 연세대와의 연습경기가 1시부터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기합이 단단히 들어간 선수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학리그에서 상위 전력을 자랑하는 연세대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 스케줄을 관리하는 고양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경기를 요청한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연습경기 일정이 꽉 차있다. 그만큼 우리 팀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LG 2군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주가는 더욱 올라갔다. 프로 2군팀들로부터도 연습경기에 대한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시합이 끝났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곧바로 시합에서 노출된 문제점을 보완하는 훈련이 이어진다. 저녁 식사 후 밤 9시까지 이어지는 야간 훈련은 기본이다. 야간 훈련이 끝나야 비로소 하루 일과가 끝난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원하는 선수들에게는 경기장 인근 숙소를 마련해줬다. 지하철로 힘들게 출퇴근 하는 선수들도 많다. 훈련, 수면이 반복되는 일정이다. '야구사관학교'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물론 이런 힘든 과정을 버텨내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지난해 말 전주에서 열린 훈련 때는 하루 만에 훈련량에 혀를 내두르고 집에 돌아간 선수들도 있었다고. 지난 4일 일본 고지 전지훈련을 끝마치고도 서너명의 선수가 고양 생활을 포기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만난 선수들의 눈빛에서는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났다.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훈련을 참아낸 선수들은 야구에 목숨을 건 선수들이다. 객관적인 기량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열정만큼은 프로 선수들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고양 선수들이었다.
고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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