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감독에게 포항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황 감독이 현역으로 뛰던 시절 포항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8명의 선수를 내주었다. 포항은 황 감독이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서 입지를 굳히는 데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황 감독은 라데 최문식 홍명보 등과 함께 뛰며 8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입지를 굳혔다. 1999년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로 이적한 황 감독이지만 포항은 사실상 마음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황 감독은 12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와 지휘봉을 잡았다. 성과는 예상 외였다. 이미 '쇼트 패스' 위주의 팀을 잘 유지하며 정규리그 2위까지 올랐다. 만족할만한 성과였지만 황 감독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변화가 필요했다.
황 감독의 해결책은 '속도'다. 우선은 장기인 쇼트 패스의 스피드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빠른 패스야말로 상대의 공간을 파고드는 지름길이다. 패싱 감각이 좋은 지쿠를 데려온 것도 패스 흐름을 원할하게 하기 위해서다.
두번째는 과감한 중장거리 패스다. 단순히 최전방 선수들에게 볼을 높게 올리는 것이 아니다. 공간을 향해 파고드는 선수를 위해 볼을 떨어뜨려 공격의 파괴력을 높이는 것이다. 최전방 원톱감인 박성호를 데려오고, 찔러주는 중장거리 패스가 좋은 조란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황 감독의 덧칠은 아직 매끄럽지 않다. K-리그에서 2무1패로 승리가 없다.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E조 2차전에서도 0대2로 졌다. 조 3위로 떨어졌다.
성장통이다. 쇼트 패스의 속도가 여전히 느리다. 밀집 수비로 나서는 팀들을 흔들지 못한다. 여기에 중장거리 패스도 정확도가 떨어진다. 팀의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경기 상황에 맞게 플레이를 바꾸어주어야 하지만 적임자가 보이지 않는다. 은퇴한 김기동의 공백이 아쉽다.
황 감독은 "패스의 속도 문제 등은 계속 지적되어왔다. 빨리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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