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만가지 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생각하지 못한 변수.
그 변수는 코트에 숨어 있었다.
21일 울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까지 극심한 수비전. 4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조그마한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양팀 선수들은 안간힘을 썼다. 한마디로 초 밀착마크였다.
문제는 파울이었다. 동부 이광재가 1쿼터 2분50초를 남기고 3반칙.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그래도 동부는 버틸 힘이 있었다.
파울 부메랑은 모비스로 향했다. 2쿼터 3분22초를 남기고 모비스 용병 테런스 레더가 4반칙을 당했다. 이미 유 감독이 2개째 파울이 불릴 때부터 주의를 줬던 상황. 네번째 파울도 범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반칙. 유 감독은 레더에게 '레이저 광선'을 쏘며 질책했다.
동부 김주성도 3쿼터 초반 4반칙. 그러나 파울 변수는 모비스에게 더욱 가혹했다.
유 감독은 레더를 뺄 수 없었다. 대체할 선수가 없는 상황. 반면 동부는 김주성을 중간중간 교체했다. 김봉수가 대신 뛰었다. 로드 벤슨과 윤호영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제공권에 별 문제가 없는 상황.
반면 모비스는 레더없이 동부의 트리플 포스트를 견제할 수 없었다. 전반은 30-24로 동부가 약간 앞선 채 끝났다.
그러나 레더의 파울 트러블은 모비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윤호영과 로드 벤슨이 번갈아 골밑을 공격했다. 레더는 전혀 수비에서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동부가 쉽게 공격을 성공시키자, 수비에서도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반면 모비스는 어이없는 실책 3개로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3쿼터 시작부터 7분까지 동부는 모비스를 무실점을 막고, 무려 15점을 추가했다. 모비스 박구영이 3쿼터 첫 득점인 3점슛을 터뜨리자,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이 깔끔한 골밑돌파로 림을 갈랐다. 3쿼터 끝난 뒤 전광판에 찍힌 스코어는 54-32, 무려 22점 차.
엎친데 덮친 격으로 4쿼터 초반 레더가 김주성을 밀면서 공격자 파울을 범했다. 5반칙 퇴장이었다. 모비스로서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파울 변수가 승부를 갈랐다. 동부와 모비스의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3차전이기도 했다.
동부가 모비스를 70대50으로 완파했다. 동부 용병 로드 벤슨은 무려 19리바운드(11득점)를 잡아냈다. 동부는 리바운드(38대24) 뿐만 아니라 3점포도 44%의 성공률(16개 시도 7개 성공)을 기록하며 내외곽에서 모두 앞섰다. 모비스는 역대 플레이오프 최소득점을 기록했다.
1패 뒤 2연승을 거둔 동부는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4차전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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