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전통적인 강점은 불펜과 수비다. 지난시즌이 끝난 뒤 불펜의 핵심이었던 정대현과 이승호가 FA로 떠나고 고효준이 입대, 전병두가 어깨 수술을 받는 등 불펜진 약화가 우려됐었다. 하지만 아직 SK의 불펜진은 강하다. 정우람 임경완 박희수 이재영 등 '믿을맨'이 가득하다.
아직은 시범경기다. 정규시즌처럼 승리조와 패전조가 나뉘어 경기 상황에 따라 투입되는 게 아니라 그날 그날 등판할 투수가 정해지고 투수들은 던질 이닝이나 투구수를 정해놓고 그에 맞춰서 마운드에 오른다. 그래서 경기 결과에 크게 게의치 않는다. 정확히 그 팀의 힘을 보기는 쉽지 않다.
SK의 불펜과 수비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22일 잠실 LG전 6회말. 5회까지 던진 마리오에 이어 최원재가 등판했다. 선두 3번 이병규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더니 이후 연속 4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2-3으로 역전되고 계속된 무사 만루. 최원재의 자신감이 더 떨어지기 전에 이만수 감독은 교체를 결정했다. 그리고 정우람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때 SK의 집중력이 발휘됐다. 정우람은 8번 심광호를 1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9번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활활 타오르던 LG의 분위기를 곧바로 차갑게 식혔다. LG도 다시 불을 지피려했다. 1번 양영동이 투수옆을 스쳐 중견수쪽으로 굴러가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그 순간 SK 유격수 최윤석이 빠져나가는 공을 슬라이딩 캐치하고는 곧바로 2루로 던져 선행주자를 아웃시켜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7회말엔 임경완이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전 타석까지 3타수 3안타의 고감도 방망이를 뽐내던 왼손타자 손인호를 투수앞 땅볼을 유도했고, 임경완은 이를 포수-1루수로 연결시켜 위기를 넘겼다.
이날 경기는 LG가 5대1로 이겼다. 그러나 LG로선 무려 14안타에 3개의 4사구를 얻어냈지만 10개의 잔루를 기록하며 5점을 뽑았으니 그리 만족할 수만은 없는 경기였다. 위기의 순간 SK의 수비가 강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SK는 로페즈와 마리오를 제외하곤 선발진 구성이 확정되지 않았다. 어찌보면 불안한 마운드. 강한 불펜과 철벽 수비진이 SK를 지탱하는 힘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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