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이 난무하는 계절이다. 이곳저곳에서 '뭔가를 해주겠다'는 얘기들이 오간다.
공약은 그 특성상 말하는 쪽과 듣는 쪽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는 쪽은 최대한 현실가능성이 높은 공약을 선호한다. 반면 듣는 쪽은 장미빛 꿈을 꿀 수 있는 약속을 해주기 원한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V-리그도 마찬가지다. 23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미디어데이 자리에서 약속이 넘쳤다. 주제는 우승을 했을 때의 보상이다.
감독들과 선수들의 시각차가 뚜렸했다. 감독들은 현실성을 앞세웠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말했다. 신춘삼 KEPCO감독은 "선수들을 업어주겠다"고 했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은 "선수들과 거하게 술 한 잔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그냥 "선수들에게 감사하겠다"고만 했다.
그래도 우승을 많이 해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만은 남달랐다. 신치용 감독은 함께 왔던 주장 고희진에게 뭐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고희진의 답은 '돈'이었다. 신치용 감독은 "돈은 기본이다. 회사에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건의하겠다"고 통큰 약속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마음은 달랐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뒤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주장 선수들은 다른 이야기를 했다. 방신봉(KEPCO)과 최태웅(현대캐피탈)은 말이 필요없었다. 엄지와 검지를 말아 동그라미를 만들더니 '요거'라고 했다. 돈이었다. 선수들의 '동그라미'를 본 신춘삼 감독과 하종화 감독은 호탕하게 웃었다.
대한항공의 장광균은 '돈이 덜 드는' 요청을 했다. 우승을 하면 전세기를 띄워서 가족 동반 여행을 시켜달라고 했다. 항공사이기에 비행기삯이 거의 들지 않는 것을 감안한 소원이었다. 장소도 하와이로 정했다. 함께온 대한항공 관계자들도 '그정도야'라는 표정으로 웃음지었다.
우승을 많이 해본 고희진은 쿨했다. 백지위임이었다. 고희진은 "우승했을 때마다 구단에서 전폭적으로 선물을 해주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남자부 포스트시즌은 25일 현대캐피탈과 KEPCO의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는 31일부터 열린다. 5전3선승제인 챔피언결정전은 다음달 7일부터 시작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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