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흔히 통용되는 속설 가운데 '첫끗발'이라는 말이 있다. 시즌 초반 성적은 별반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초반 잘나가는 상위권팀에게는 '긴장감'을, 고전하는 하위권팀에게는 '안도감'을 주는 말이다.
24~25일 펼쳐질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4라운드를 앞두고 수원 삼성-울산 현대-FC서울-광주FC-전북 현대-제주 유나이티드 등이 상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수원과 울산이 3연승을 달렸고, 서울 광주 전북이 무패(2승1무)를 기록했다. 아직 첫승 신고를 하지 못한 팀은 16개 구단 가운데 포항 부산 전남 성남 인천 대전 등 6개팀이다. '신공' 타이틀로 기대를 모았던 성남과 '전통의 강호' 포항이 의외로 부진하다. 신태용 성남 감독은 "아직 겨우 3라운드밖에 치르지 않았다. 초반 성적에 조급해 할 필요 없다"라는 말로 '첫끗발'에 대한 속단을 경계했다. 최근 3년간 K-리그 3~4월 성적 및 최종 성적 비교를 통해 '첫끗발'의 진실을 확인했다.
2011 시즌의 경우 초반 6강팀 가운데 3팀이 살아남았다. 2011년 3월 20일(3경기) 기준 6강은 상주-대전-포항-제주-전북-전남, 2011년 4월 30일(8경기) 기준 6강은 포항-전북-상주-수원-경남-대전이었다. 이중 전북-포항-수원 등 3팀이 끝까지 6강을 사수했다.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팀 가운데 부산은 5월21일, 서울은 7월9일, 울산은 10월16일 처음 6강에 합류했다. 초반 약진했던 상주, 대전은 각각 최하위권인 14-15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0 시즌의 경우 '첫끗발'이 완벽하게 통했다. 초반 상위권 성적은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순위표를 살펴보면 3월28일(5경기) 기준 울산-서울-제주-성남-경남, 전북, 4월25일(9경기) 기준 경남-울산-서울-제주-성남-전북이 6강을 구축했다. 그리고 이들 6개팀은 서울-제주-전북-성남-울산-경남의 순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09 시즌에는 3~4월 6강 가운데 전북-성남-포항-인천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2009년 3월22일(3경기) 기준 전북-강원-광주상무-제주-포항-인천, 2009년 4월26일(7경기) 기준 광주상무-전북 서울-인천-성남-부산이 초반 순위표 상위권을 휩쓸었다. 그러나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광주상무는 11위, 부산-강원-제주가 각각 12-13-14위에 머물렀다.
최근 3년간 통계를 살핀 결과 '첫끗발'은 의미가 있다. 초반 상위 6개팀 가운데 2011년 3팀, 2010년 6팀, 2009년 4팀이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초반 상위권 중 절반 이상이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2010년에는 100%였다. 탄탄한 실력으로 무장한 '전교 1등'은 1년 내내 흔들림이 없다. 문제는 '벼락치기 1등'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권' 상주, 대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09 시즌 광주상무, 부산, 강원, 제주도 시즌 초반 '반짝 성적'으로 주목받았지만 모두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추락하는 팀들은 날개가 없었다. 양극화가 뚜렷했다. '첫끗발은 무용지물'이라는 극단적인 속설은 여기서 비롯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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