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도, 2011년 사상 최초로 미국과 유럽골프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한 루크 도널드(34·영국)도 아직은 미국프로골프(PGA)의 대표 얼굴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 타이거 우즈(37·미국)가 은퇴를 선언하지 않는 한 말이다. 누가 뭐래도 PGA의 현역 대표 얼굴은 우즈였다.
그의 행보에 PGA가 일희일비하고 있다. 2주 만에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지난 12일 미국 마이애미의 도럴 골프장 블루몬스터TPC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 모든 관심은 우승을 차지한 저스틴 로즈(32·잉글랜드)가 아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기권을 선언한 우즈에게 쏠렸다. 투어 흥행을 위해 우즈의 부활을 학수고대하던 PGA도 우즈의 갑작스러운 부상에 당혹스러워했다. 그러나 우즈는 2주 만에 PGA를 다시 웃게 만들었다. 지난 2년간 잦은 부상과 '섹스 스캔들'로 추락을 거듭했던 우즈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극복하고 우승을 목전에 뒀기 때문이다.
우즈는 2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 중간합계 11언더파 205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미국의 언론들은 "우즈가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되찾았다. 예전처럼 코스를 지배했다"고 평가하며 우즈의 부활을 기정사실화 했다. 우즈의 우승을 벌써 점치는 분위기다. '4라운드의 사나이' 우즈가 마지막날 선두로 출발했을 때 통산 전적이 무려 37승2패다. 게다가 이번 대회가 열리는 베이힐 골프코스에서만 6차례 정상에 오르는 등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늘 경기에 만족한다. 아주 좋은 자리에서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우즈는 2위 그레이엄 맥도웰(32·북아일랜드)에 1타를 앞섰고, 공동 3위 어니 엘스(43·남아공) 이안 폴터(36·아일랜드)에 3타 앞서 있다.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2009년 9월 BMW 챔피언십 이후 약 30개월 만에 PGA 정규 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지난해 12월 자신의 재단이 주최한 세브론월드챌린지에서 우승한 바 있지만 정규 투어가 아닌 이벤트성 대회였다. 우즈는 이번 대회 우승을 찍고 4월 5일 미국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시작되는 올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에 도전할 예정이다. 마스터스 대회 흥행의 성패도 우즈의 부활 여부에 달려 있다.
한편, 한국(계) 선수들은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틀 연속 선두를 지켰던 위창수(40·테일러메이드)는 4타를 잃으며 공동 7위(중간합계 6언더파)로 밀려났다. 재미교포 나상욱(29·타이틀리스트)이 3타를 줄이며 공동 7위로 뛰어 올랐지만 선두 우즈와 격차가 5타까지 벌어져 역전 우승 가능성이 낮다. 최경주(42·SK텔레콤)는 노승열(21·타이틀리스트)과 함께 중간합계 3언더파로 공동 17위에 랭크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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