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무조건 공격해)'와 '닥공(닥치고 공격)'의 만남, 명불허전이었다.
'무공해' FC서울은 17개(유효슈팅 11개), '닥공' 전북 현대는 13개(유효슈팅 5개)의 슈팅을 쏟아냈다. 슈팅이 30개나 나오는 경기를 볼 수 있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명품매치였다.
주연의 희비는 엇갈렸다. 몰리나(32·서울)와 이동국(33·전북)이었다. 이동국이 경기 시작 3분 만에 먼저 포문을 열었다. 서울 김진규의 실수를 틈타 루이스가 패스한 볼을 골로 연결했다. 시즌 4호골, K-리그 통산 166 공격포인트(119골-47도움)였다. 신태용 성남 감독이 보유한 최다포인트(167) 기록에 1개차로 바짝 다가섰다. 대기록의 기대가 꿈틀댔다.
그러나 서울은 무너지지 않았다. 파상공세를 펼쳤고, 전반 27분 주장 하대성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데얀이 슛한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고, 이를 다이빙 헤딩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1, 후반 45분의 휘슬이 울렸다.
후반 17분 이동국이 완벽한 기회를 두 차례나 잡았다. 첫 번째 슈팅이 서울의 수문장 김용대의 선방에 걸렸다. 볼은 다시 그의 발끝에 걸렸다. 김용대도 없었다. 회심의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골문을 지키던 수비수 김진규에게 가로막혔다. 땅을 쳤지만 되돌릴 순 없었다.
흐름이 바뀌었다. 주인공은 몰리나였다. 후반 44분이었다. 수비수 3명의 틈새를 헤집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득점포는 쉼표가 없었다. 4경기 연속골이었다. 4일 대구(1대1 무), 10일 전남전(2대0 승)에서 각각 1골, 18일 대전전(2대0 승) 2골에 이어 시즌 5호골을 기록했다. 득점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4라운드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승점 10점(3승1무)을 기록한 2010년 우승 이후 처음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동국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볼이 발끝에 걸려 제대로 된 슈팅을 하지 못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고, (정)성훈이까지 수비를 봐야하는 상황이라 모든 선수들이 한 발 더 뛰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몰리나는 감격에 젖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넣는 골은 맛이 다르다. 오늘은 특별했다"며 "처음에 오른발로 공을 트래핑했다. 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드리블을 조금 더 했다. 모험적으로 돌파했는데 다시 공이 오른발에 걸렸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반대편을 보고 낮게 슈팅을 날렸는데 들어갔다"고 기뻐했다.
전북은 이날 파격적인 실험을 했다. 조성환 심우연 임유환 이강진 등 중앙 수비 자원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백업 스트라이커 정성훈이 중앙 수비수로 깜짝 보직을 변경했다.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은 "축구하면서 처음 겪는 경험"이라며 한탄했다. 데얀을 봉쇄할 중책을 맡은 정성훈은 선전했다. 7일 안방에서 중국 광저우에 1대5로 대패한 전북은 21일 일본 가시와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1대5로 또 다시 무너졌다. 아픔은 계속됐다. K-리그에서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하지만 경기력은 회생했다. 부활의 불씨를 지폈다.
90분이 막을 내렸고, 승자는 서울이었다. '무공해'와 '닥공', 양팀은 공격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한편,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포항이 상주를 2대1로 눌렀다. 포항은 울산에 이어 K-리그 역사상 두번째로 400승을 기록했다. 3연승 중이던 울산은 대구 원정에서 0대1로 졌다. 대구는 2연승을 달렸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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