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홈팬들에게 선물하는 3097일만의 안타쇼였다.
친정팀 삼성으로 복귀한 '아시아의 홈런왕' 이승엽이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올해 첫 홈경기 안타를 생산해냈다. 대구구장에서 이승엽이 안타를 친 것은 지난 2003년 10월4일에 열린 SK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3097일 만이다. 비록 단타였지만, 홈관중들은 3000여 일만에 보는 이승엽의 안타에 열광했다.
오랜만의 대구 홈경기라는 점에 다소 부담을 느낀 듯 이승엽은 좀처럼 좋은 타격을 하지 못했다. 이날 1회말 첫 타석에서는 상대 선발 사도스키로부터 볼넷을 골라낸 이승엽은 3-0으로 앞선 2회말 1사 1, 3루의 타점 찬스에서는 3구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잘 안풀린다는 듯 이승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어 또 다시 타점 찬스가 왔다. 4회말 2사 2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 이승엽은 볼카운트 2-2에서 사도스키의 5구째를 힘껏 받아쳤다. 그러나 타구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으면서 롯데 중견수 전준우에게 잡히고 말았다.
침묵하던 이승엽이 드디어 첫 안타를 뽑아낸 것은 5-0으로 점수차가 벌어진 7회 2사 후였다. 이승엽은 롯데 4번째 투수 진명호를 상대했다. 초구 볼에 이어 2구째는 파울, 그리고 3구째는 헛스윙. 볼카운트가 2-1로 불리해지자 이승엽은 반드시 안타를 치겠다는 듯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연속 2개의 볼을 커트해내면서 3년차 투수 진명호를 심리적으로 압박했다. 결국 기세 싸움에서 이승엽이 이겼다. 이승엽은 진명호의 5구째가 한 가운데서 약간 높은 코스로 치기 좋게 들어오자 우익수 쪽으로 당겨쳤다. 잘 맞은 타구는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우익수 앞쪽에 떨어졌다. 1루에 도착해 안도의 한 숨을 내쉰 이승엽은 대주자 강명구로 교체돼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대구 홈관중은 아낌없는 박수로 3097일 만에 대구에서 안타를 친 이승엽을 격려했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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