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블 프로그램들이 지상파 방송 못지 않게 화제가 되고 인기를 모으는 경우가 많다. tvN '코미디빅리그'는 코너마다 화제가 되며 '개그콘서트'의 대항마로 떠올랐고 Mnet '보이스 코리아'는 출연자들의 노래실력이 눈길을 끌며 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제 케이블과 지상파의 구분을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이같이 성공하는 프로그램들이 자주 등장하는 반면 예상치 못하게 쓴맛을 보는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특히 신선한 기획과 완성도로 인해 호평받았지만 시청률 면에서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편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tvN 수목극 '일년에 열두남자'는 윤진서 고준희 등 스타급 배우들을 캐스팅했음에도 불구하고 1%(이하 AGB닐슨)에 못미치는 시청률로 시청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1박2일'의 이명한 PD와 이우정 작가가 투입돼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tvN '더로맨틱'도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시즌1 격이라고 할 수 있는 크로아티아편이 마무리됐지만 케이블 유가구 기준으로 tvN 스토리온 온게임넷 등의 채널 시청률을 모두 합해서 1%를 간신히 채웠다. tvN '오페라스타 2012' 역시 전국 기준 1%에 못미치는 시청률의 고배를 마셨다.
이쯤되니 편성전략부터 다시 짜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 tvN은 올해 들어 지상파와 똑같이 드라마를 월화극 수목극 일일극으로 편성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일년에 열두남자'는 수목 오후 11시에 전파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이 시간대는 '라디오스타' '해피투게더3' '짝' '주병진 토크콘서트' '스타부부쇼 자기야' 등 막강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이 버티고 있는 시간대다. 뿐만 아니다. 계열 채널인 온스타일에서는 '킬러' 컨텐츠라고 불리는 '겟잇뷰티'가 편성돼 있다.
'더로맨틱'은 토요일 오후 10시대에 전파를 탄다. 이 시간대에 온스타일은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를 방송하고 있다. tvN '오페라스타 2012'는 계열채널 Mnet '보이스 코리아'와 시간대가 겹쳤고 같은 오디션프로그램인 MBC '위대한 탄생2'와도 맞붙었다.
야심차게 준비한 OCN '히어로'와 tvN '21세기 가족'은 각각 일요일 밤 11시와 12시에 연이어 편성됐다.월요일 출근을 위해 일찍 잠드는 시청자들을 외면하고 심야시간대에 배치한 것이다. 심지어 지난 18일에는 나란히 오후 11시에 방송하기도 했다. 방송관계자들은 "이 시간대는 '해를 품은 달'이 들어와도 실패할만 하다"고 말할 정도다.
상황이 이러니 프로그램들이 힘겨운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는 것은 물론 '제살 깎아먹기'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일주일에 두편의 드라마를 방송하는 것은 지상파 시스템에서도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인데 그것도 똑같이 월화극 수목극으로 나눈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차라리 미드처럼 일주일에 한편씩만 방송하는 등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들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질의 컨텐츠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높아진 위상만큼 지상파와 제대로된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적재 적소에 배치하는 편성도 중요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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