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이 '연애의 달인'이 됐다.
물론 연애 대상은 소속팀 선수들이다. 포항에서 두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황 감독은 최근 연애의 최고 기술인 '밀당' 즉 밀고 당기기를 능수능란하게 펼치고 있다.
황 감독이 손에 쥐고 있는 밀당의 무기는 무한경쟁이다. 팀 조직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철저하게 선수들을 돌리고 있다. 경기 하루전까지 베스트멤버를 알려주지 않는다. 때로는 경기 당일 컨디션을 보고 베스트멤버를 바꾸기도 한다.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선수들 모두 누구나 다 좋은 컨디션만 보여주면 주전으로 나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 훈련 분위기가 활발해졌다. 팀은 항상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고육지책인 측면도 있다. 올 시즌 포항은 K-리그와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60경기 가까이를 소화해야 한다. 체력 부담 문제로 주전 선수들을 계속 기용할 수 없다. 주전 선수들과 기량 면에서 차이가 크지 않은 비주전 선수들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포항은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격차가 크지 않다. 비주전 선수들도 꾸준히 출전시켜 경기 감각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5일 상주전에서 효과가 나왔다. 황 감독은 주전 골키퍼 신화용을 빼고 김다솔을 넣었다. 김태수와 신광훈도 뺐다. 그 자리에는 황지수와 박희철을 넣었다. 새로 들어간 선수들은 이 기회에 주전 자리를 잡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이들이 더 많이 뛰어준 덕택에 포항은 2대1로 승리했다. K-리그 첫 승에 대한 부담을 털었다.
황 감독은 당분간 밀당 정책을 고수할 생각이다. 팀 전체가 동반 발전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물론 시즌 내내 지속할 생각은 없다. 연애에서도 밀당이 계속되면 서로 힘들어지듯이 선수단과의 밀당에도 마침표를 찍어야할 시점이 있다. 주전과 비주전의 의미가 없어질 때다. 이때부터는 밀당보다도 조직력 배양에 나설 생각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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