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가 용병 웨슬리(20·브라질) 탓에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3월 한 달 내내 침묵했다. 올 시즌 K-리그 네 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격포인트가 없다. 용병은 팀 전력의 마지막 퍼즐이다. 결정적 순간 빛을 발해야 한다. 그러나 웨슬리의 활약상은 이런 의도와 거리가 멀다. 올 시즌 의욕적으로 웨슬리를 영입한 강원 입장에서는 속이 탈 만하다.
그라운드에서는 부진하지만, 생활은 영 반대다. 1년이 갓 넘은 체류 기간 동안 한국 사람이 다 됐다. 1월 쿤밍 동계훈련 막판 팀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동료들과 발을 맞춘 것은 2월 제주도 전지훈련부터다. 웨슬리는 지난해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었다. 그라운드에서 마주친 대부분의 선수들과 낮이 익은 편이다. 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훈련장에서 다른 동료들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 다닌다. 무료한 숙소 생활 속에서 직접 아이돌 그룹 댄스까지 선보이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한다. 성남 일화와의 리그 4라운드를 앞두고는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자 머리 염색까지 했다. 하지만 득점포는 여전히 터지지 않고 있다.
웨슬리는 조급해졌다. 성남전에서 심리상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찬스 상황에서 드리블 횟수가 많아졌다. 패스 타이밍을 놓쳐 공격 흐름을 끊기 일쑤였다. 슈팅의 정확성도 앞선 세 경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심판 판정에 어필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팀에서 용병에 거는 기대는 크다. 잘하면 박수를 받지만, 기대했던 성적이 나지 않으면 가차없이 보따리를 싸야 한다. 지난해 전남에서 25경기 4골1도움에 그치면서 귀국길에 올라야 했던 웨슬리는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새 출발을 다짐한 마당에 부진이 이어지자 욕심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김상호 강원 감독이 직접 나섰다. 웨슬리와 '1대1 과외'를 했다. 방으로 따로 불러 그동안의 활약상을 담은 1시간30분짜리 영상을 틀어 놓고 장단점을 설명해 줬다. 호통을 치기보다 문제점을 짚어주고 개선되는 쪽을 택했다. '내려놓는 법'도 가르쳤다. "자꾸 뭔가를 해보겠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가두는 꼴 밖에 안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지 않나." 광주FC와의 리그 5라운드에서는 일을 낼 것 같다는 눈치다. "굳이 말은 안하더라도 본인이 열심히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곧 진가를 보여줄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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