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KIA 감독이 대구구장에 나타났다. 지난해말 고향 광주 연고 KIA 사령탑에 오르고 난 후 처음이다. 제2의 고향인 대구 연고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하러 왔다. 29일 덩치가 산만한 선 감독이 빨간색 점퍼를 입고 나타나자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있던 삼성 선수들 대부분이 훈련을 멈추고 고개숙여 인사했다. 옛 감독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춘 것이다. 선 감독도 인사를 받아주었다. 갑자기 삼성 덕아웃에서 류중일 감독이 잰걸음으로 나왔다. 모자를 벗어 예를 갖췄다. 류 감독은 선 감독 밑에서 코치를 했다. 선 감독이 2010시즌을 끝으로 물러난 후 후임 사령탑에 올라 지난 시즌 국내 야구와 아시아시리즈를 제패했다. 류 감독은 선배 감독인 선동열을 감독실로 모시고 들어가 약 20분 정도 둘만의 대화를 나눴다.
선동열은 2004년 투수코치를 시작으로 2010년말 감독에서 물러날때까지 7년 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감독으로 6년간 지휘봉을 잡으면서 2005년과 2006년 두 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삼성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김상수 배영섭 등이 선 감독 밑에서 성장했다. 국내 최강 불펜인 안지만 정현욱 권오준과 마무리 오승환도 선 감독의 영향을 받았다.
선 감독은 "이 팀(삼성)은 걱정할 게 뭐 있어. 이미 내가 있을 때 세대교체가 다 됐어"라며 "부상만 없으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나지 않겠어. 우리 팀도 하나씩 하나씩 고쳐서 그렇게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10분 이상 배팅게이지 뒤에서 최형우 이승엽 등의 타격을 지켜봤다.
선 감독에게 삼성은 정이 많이 든 팀이다. 지도자로서 첫 발을 디딘 팀이다. 또 시작과 함께 두 번이나 우승을 해 감독으로 빨리 자리를 잡았다. 무명에 가까웠던 최형우 등을 키워내기도 했다. 또 삼성을 세대교체시켜 놓고 물러나 1년을 쉰 후 라이벌 팀의 수장이 돼 돌아왔다. 삼성과 기아(옛 해태)는 프로야구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영호남의 지역대결 구도와 맞물려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다.
선 감독은 "삼성은 팀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즐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면서 "내가 KIA에 가보니 선수들의 얼굴이 어두웠다. 많이 고쳐나가고 있다"고 했다.
선 감독에게 이제 삼성은 넘어야 할 산이 됐다. 탄탄한 선발에 막강한 불펜 게다가 이승엽이 가세하면서 삼성은 공격과 수비에서 틈이 없는 우승 후보다.
말을 하지 않았지만 부러움의 대상이다. 대신 KIA는 정규시즌 초반이 불안하다. 그는 "우리는 초반이 걱정이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강타자 이범호가 햄스트링(허벅지)이 좋지 않아 쉬고 있다. 투수 김진우와 양현종은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둘 다 5월쯤 1군에서 볼 수 있을 예정이다. KIA는 5선발을 확정했다. 에이스 윤석민 서재응 박경태에 용병 투수 앤서니, 라미레스로 시즌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기주는 컨디션이 올라오면 마무리로 쓸 계획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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