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4월의 첫 장일까, 잔인한 4월의 시작일까.
승리의 여신은 숨을 죽였다. 4월의 첫 날, 그들이 만난다.
단순한 축구가 아니다. 전쟁이다. 무대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오후 3시 운명의 휘슬이 울린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결전이 임박했다,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기둥이다. 어느 구단 이름이 먼저 나오는 지를 놓고도 대립하는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라이벌이기를 거부하지만 상대가 있어 행복한 양대산맥이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상대팀 이름도 부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 팀은…"이라며 깎아내린다.
그라운드에선 매번 각본없는 드라마가 연출된다. 팬들도 흥분한다. 추억과 역사가 있다. 기록을 들여다보면 재미는 두 배로 늘어난다.
역대 전적에선 수원이 26승14무20패로 앞선다. 하지만 끈은 팽팽하다. 최근 10년간은 16승7무15패로 수원의 박빙우세다. 무승부도 사라지고 있다. 최근 3년간 4승3패(수원 우세)로 혈전을 벌여왔다.
구름관중은 라이벌전의 백미다. 지난해 두 차례 충돌의 평균 관중이 무려 4만8072명이다. A매치보다 더 인기가 높다. K-리그 통산 최다 관중 톱 10에 두 팀간 경기가 4번이나 들어있다.
수원은 지난해 10월 3일 서울전에서 월드컵경기장 개장 이후 첫 만석(4만4537명)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4만 관중에 도전한다. 수원이 4만 달성을 노리는 이유는 또 있다. 홈에서 관중이 4만 이상 들어온 경기에서 무패 (4승1무)를 기록했다. 공교롭게 4승이 모두 서울전이었다.
희비의 결과는 치명적이다. 2010년에는는 차범근 전 수원 감독, 지난해에는 황보관 전 서울 감독이 직격탄을 맞았다. 차 감독은 2서울 원정에서 1대3으로 패한 것이 연결고리가 돼 팀 사상 최다인 6연패를 기록했다. 중도 사퇴의 빌미가 됐다. 황보 감독도 그 길을 걸었다. 지난 시즌 K-리그 개막전에서 수원과 맞닥뜨렸다.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3월 한 달 동안 1무2패로 부진했다. 수원전 악몽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4월 결국 사퇴했다.
지난해 두 차례 맞닥뜨렸다. 수원이 모두 웃었다. 벤치의 윤성효 수원 감독(50)과 최용수 서울 감독(41)은 두 번째 지략대결이다. 최 감독은 대행으로 10월 3일 윤 감독과 첫 대결을 펼쳤지만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두 사령탑은 인연이 질기다. 동래중-동래고-연세대 선후배 사이다. 2010년 6월 수원 감독에 오른 윤 감독은 서울과 4차례 맞붙어 3승1패를 기록했다. 최 감독은 정식 사령탑으로는 첫 무대에 오른다.
두 감독 모두 지휘하고 있는 팀이 친정팀이다. 현역시절 두 감독 모두 상대에 강했다. 스트라이커인 최 감독은 서울 시절 수원전에서 5골-2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1994년 입단, 2000년까지 활약하다 해외진출 후 2006년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1996년 창단멤버로 2000년까지 수원에서 뛴 윤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한계를 넘어 서울전에서 3골을 터트렸다.
서울은 25일 디펜딩챔피언 전북에 2대1로 역전승했다. 2010년 K-리그 정상에 선 이후 15개월 만에 1위(승점 10·3승1무)에 올랐다. 수원은 24일 제주 원정에서 1대2로 역전패했다. 시즌 첫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수원은 3위(승점 9·3승1패)에 포진해 있다. 두 팀의 승점 차는 불과 1점이다.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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