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LG의 성적은 불펜이 좌우한다?
모두들 LG 마운드가 약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경기조작 파문으로 박현준과 김성현이 퇴출되면서 선발진은 리그 최약체 수준이 됐다. 제대로 된 선발투수가 좌완 에이스 주키치 한명이다. 160㎞의 강속구를 뿌렸던 리즈는 고질적 문제였던 뒷문 해결을 위해 마무리로 보직을 옮겼다.
김기태 감독은 시범경기가 끝나는 주말, 개막전 엔트리를 짤 생각이다. 언론에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밑그림은 그려놨다. 29일 한화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노찬엽 2군 감독과 미팅을 갖고, 1군과 2군의 운용계획을 논의했다.
현재 확정된 선발은 주키치와 2년차 임찬규다. 나머지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후보는 또다른 2년차 신예 임정우, 그리고 베테랑 이대진 정재복 김광삼이 있다. 왼손 신재웅과 이승우 최성훈 도 크게 봐서는 선발 후보군이다. 이중에서 지난해 선발 경험이 있는 이는 주키치와 김광삼 정도. 나머진 경험이 일천하거나, 풀타임 선발을 경험한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일단 김 감독은 선발진에 신구조화를 맞추겠다는 기준을 세워놨다. 2년차인 임찬규와 임정우에 베테랑들이 뒤를 받칠 가능성이 높다. 이번주 LG는 김광삼-이대진-정재복을 차례로 점검했다. 이들 중 2명 정도는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 모두 구위로 승부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긴 이닝을 책임지기엔 다소 체력이 달리는 부분이 있다. 김광삼은 27일 KIA전서 5이닝 4실점, 이대진은 28일 KIA전서 4⅓이닝 2실점, 정재복은 29일 한화전서 5이닝 3실점했다. 시범경기인 탓에 5이닝 만에 내렸다고 하지만, 28일처럼 불펜진이 이대진의 승리를 지켜낸 경우를 보면 '선발의 조기강판-불펜 총동원'이 효과적인 운용법이 될 수도 있다.
사실 불펜야구는 삼성이나 SK처럼 불펜투수가 강한 팀이 펼칠 수 있는 전략. 지난 시즌까지 삼성은 선발이 5회까지만 책임져줘도 충분했고, SK는 조기 강판 이후에도 불펜을 총동원해 승리를 지켜냈다. LG는 불펜이 강한 팀은 아니다. 하지만 선발이 약하기에 불펜야구를 접목시켜야만 한다.
다행히 왼손불펜 자원은 많다. 선발로도 고려중인 신재웅 이승우 최성훈은 좌완 스윙맨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원포인트 릴리프의 경우 이상열이 굳건하고, 불혹을 넘겨 재기에 성공한 플레잉코치 류택현도 있다. 게다가 봉중근이 시즌 중반까지 불펜에서 활약할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의 LG와 비교해서는 '좌완 풍년'이다.
균형을 맞출 오른손, 옆구리 투수들도 다양하다. 마무리후보로 꼽히다 오키나와에서 부진을 거듭한 한 희가 28일 KIA전서 1이닝 무실점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는 한 희는 셋업맨으로 딱이다. 또한 유원상이 선발 대신 롱릴리프를 맡고, 이동현과 경헌호는 짧은 이닝을 책임진다. 사이드암 우규민이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고, 신정락도 2군에서 점검중이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신정락은 마무리로 쓸 수 있을 만큼 공이 좋은 투수다.
사실 삼성의 최강 불펜진과 견줘보면, 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가용자원이 많아졌다는 건 상황에 따라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해졌다는 이야기다. 강속구를 가진 리즈가 맨 뒤를 지키고 있는 것도 큰 힘이다.
김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까. 1군 엔트리가 제한적이기에 투수-야수의 비율을 맞추는 것부터가 고민일 것이다. 현 상황에선 많은 투수들을 이용해 마운드를 책임지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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