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배치기가 3년여의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다.
배치기는 2005년 1집 '자이언트'로 데뷔, 경쾌한 힙합 듀오로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2009년 입대로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입대를 한 템포 쉬었다 가는, 재충전의 기회로 생각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부담감도 상당했다.
너무나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가요계에서 3년 동안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자신들과 음악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을지 두려웠다. 주변에서도 "나이도 많고 아이돌그룹도 아닌데 되겠느냐"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만을 보고 살아왔고, 군 복무를 하면서도 너무나 간절했던 무대였지만 고민이 깊어졌다. 배치기는 "가요계도 많이 변한 것 같고, 음악도 안 만들어지고, 우리가 설 자리가 있나 고민이 됐다. 우리 음악이 안 통할 것 같다는 부담감에 잠시 음악을 접고 사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마저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결국 음악이었다. 무웅은 "이제까지 음악 생활을 하면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왕 시작했으니 정점은 찍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원동력이 됐다. 군 생활 하는 동안 술, 담배를 다 끊었다. 만족할 만한 음악을 만들기까지 여가 생활은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려 7번이나 작업을 뒤엎으며 독하게 마음먹은 이들의 컴백엔 타이거JK 리쌍 윤미래가 있는 정글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겸 프로듀서 랍티미스트가 힘을 보탰다. 함께 음악 작업을 한 것은 물론, 마이스페이스 등 SNS 계정을 통해 해외 유명 세션도 섭외해줬다.
재밌는 점은 반도네온 등 생소한 악기를 다루는 해외 아티스트가 배치기의 '뽕끼'를 소화해냈다는 것. 배치기는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뽕 끼'다. '뽕'은 한국인이 아니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서다. 외국인들은 이를 탱고나 보사노바 느낌이라고 하더라. 그들도 이런 음계에 대해 신기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타이틀곡이 바로 '88만 원 세대'의 슬픔을 노래한 '두 마리'. 경쾌한 멜로디와 리듬에 무게감 있는 가사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로 살기 때문에 사실적이고 공감되는 가사를 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배치기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주로 이용한다. 가끔 알아보는 분들이 계시는데 부끄러워서 '알아보더라도 티 내지 말아달라'고 했다. 한 번은 우릴 알아보신 한 팬분이 스마트폰으로 우리 앨범 재킷 사진을 찾아 조용히 보여주시더라.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배치기는 4월 12일 미니앨범을 공개한다. 이후 시차를 두고 또 한 장의 미니 앨범을 발표, 하나의 정규 앨범을 완성할 생각이다. 이들은 "타이틀곡 외에는 주목받기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 CD 판매량도 예전만큼 안된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정규 앨범을 내는 팀이고, 타이틀 이외의 것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있다. CD를 냈던 사람으로서의 자존심이다"고 밝혔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있는 힘껏 달릴 생각이다. 이들은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해나갈 계획이다.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것이 좋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전투적으로 정말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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