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가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 결승행 티켓을 아깝게 놓쳤다.
강희찬 전임 감독이 이끄는 여자탁구대표팀은 31일 오후(한국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단체전 4강전에서 '강호' 싱가포르와 4시간에 달하는 대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대3으로 분패했다. 역전의 흐름을 탄 상태에서 적용된 '촉진룰(1세트가 10분을 넘어설 경우 경기시간 지연을 막기 위해 서브권을 가진 선수가 13구 안에 득점하지 못하면 자동실점하는 룰)'이 독이 됐다. 비록 지긴 했지만 '맏언니' 김경아(35·세계 16위)의 몸사리지 않는 투혼과 팀워크가 빛났다.
한국 대표 에이스인 '대한항공 트리오' 김경아-석하정(27·세계 24위)-당예서(31·세계 43위)가 '싱가포르의 톱랭커 군단' 펑톈웨이(세계 5위)-왕유에구(세계 8위)-리자웨이(세계 15위)에 당당히 맞섰다.
전날 8강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4-8의 스코어를 14-12로 되돌리는 대역전극을 빚어낸 '맏언니' 김경아는 이날도 강인한 정신력으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1단식에서 세계 5위 펑톈웨이를 맞아 풀세트 접전 끝에 3-2(11-10, 13-11, 9-11, 11-1, 11-7)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끈질긴 수비와 날선 공격에 '세계 톱5' 펑톈웨이가 박자를 잃었다.
2단식에 나선 석하정이 풀세트 접전 끝에 왕유에구에게 2-3(7-10, 11-9, 11-9, 10-11, 6-10)으로 패하자 3단식에 나선 당예서가 다시 힘을 냈다. 리자웨이를 3-0(11-5, 11-6)으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4단식에 나선 석하정은 평톈웨이에게 1-3(5-11, 3-11, 11-9, 8-11)으로 패하면서, 다시 운명의 공은 김경아에게 넘어왔다. 마지막 5단식, 일본전과 똑같은 상황이 됐다. 싱가포르의 '베테랑 에이스' 왕유에구와 일진일퇴의 접전을 펼쳤다. 7-11로 첫세트를 내준 김경아는 2-3세트(12-10, 10-7)를 연달아 잡았으나 다시 4세트를 6-11로 내주며 마지막 세트까지 몰렸다. 5세트가 시작되자마자 김경아는 3점을 내리 따냈다. 빠른 몸놀림으로 왕유에구의 강공을 신들린듯 막아냈다. 현지 중계 TV는 김경아의 발놀림을 클로즈업하며 극강의 풋워크에 놀라움을 표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추격도 거셌다. 작전타임 직후 전열을 가다듬은 왕유에구가 강력한 체력을 앞세워 스코어를 4-3으로 뒤집었고 9-5까지 앞서나갔다. 김경아는 9-9까지 따라잡으며 전날의 기적 드라마를 다시 쓰는 듯하는 순간 촉진룰이 적용됐다. 경기시간이 3시간 30분을 넘어선 상황에서 적용된 촉진룰은수비전형으로 '긴 랠리'에서 오히려 유리한 김경아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심리적으로 쫓기기 시작하며 김경아는 결국 10-12로 무릎을 꿇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모든 것을 쏟아낸 후회없는 경기였다. 8년만에 세계선수권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최강의 팀워크와 경기력을 보여주며 단체전 전망을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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