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순위 신인 조영훈(대구)이 평생 기억에 남을 데뷔전을 치렀다.
30일 오후 조영훈은 혼자 동대구역에 있었다. 이번에도 선수 출전 명단 진입에 실패했다. 신인 가운데 전체 1순위로 프로에 발을 내딛었다. 모든 것이 핑크빛 꿈으로 펼쳐질 것 같았다. 하지만 경쟁자들의 벽은 높았다. 주전 오른쪽 풀백 강 용은 여전히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최호정마저 오른쪽으로 내려왔다. 조영훈 자신이 설 자리가 없었다.
30일 오전 훈련을 마친 모아시르 대구 감독은 출전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들에게 외박을 주었다. 출전 선수단은 전주로 떠났다. 서울이 집인 조영훈은 동대구역에서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다. 포항과 전남의 경기를 TV로 보던 그날 밤, 조영훈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팀주무였다. 갑자기 전주로 내려오라고 했다. 최호정의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고열로 앓아누었다. 코칭스태프는 부랴부랴 최호정 대신 조영훈의 합류를 결정했다.
조영훈은 택시를 타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슴이 쿵쾅쿵쾅 요동쳤다. K-리그 데뷔전이 눈앞이었다. 전주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3시. 그날 밤 조영훈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할 정도였다.
전북과의 K-리그 5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3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조영훈은 0-2로 뒤진 후반 25분 강 용을 대신해 경기장에 섰다. 가슴 떨림은 사그라들었다. 자신감이 넘쳤다. 어짜피 지고 있는 상황이고 상대는 디펜딩챔피언이었다. 자신이 가진 것만 보여주기로 했다.
조영훈의 투입 이후 대구는 달라졌다. 상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후반 28분 송제헌이 만회골을 넣었다. 후반 40분 이진호가 자신에게 패스해주었다. 조영훈은 지체없이 전방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송제헌이 헤딩으로 떨구었다. 레안드리뉴가 슈팅한 공은 상대골키퍼를 맞고 나왔다. 이것을 송제헌이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자신의 발끝에서 시작된 극적인 동점골이었다. 자신감을 얻은 대구는 후반 추가시간 김기희의 결승골로 3대2의 짜릿한 역전승을 일구어냈다.
경기가 끝나고 조영훈은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는 생각에 몸을 떨었다.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부터 시작이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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