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전까지 가보자."
1일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2승2패 원점으로 돌아간 동부와 KGC의 양 팀 감독의 생각은 같은 듯 달랐다.
강동희 동부 감독과 이상범 KGC 감독은 이구동성으로 "7차전 최후의 승부까지 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양 팀 모두 5, 6차전에서 바짝 몰아치면 4승2패로 우승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을 만하다. 하지만 그동안 서로를 탐색해보니 6차전에 끝낸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이미 7차전까지 혈투를 벌일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팀 감독의 대처법은 달랐다. '체력전'을 두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코치 시절부터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강 감독은 남은 3경기에서 동부가 다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감독은 "5차전에서 승리하면 훨씬 더 유리하겠지만 지더라도 7차전까지 몰고가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강 감독이 자신감을 내비치게 된 것은 상대도 이제 체력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엿봤기 때문이다.
KGC는 주축 멤버 오세근이 신인인 것을 비롯해 동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은 편이다. 그 만큼 체력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한데 빈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강 감독은 "오늘 경기 후반에 들어가니까 상대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였다"고 말했다.
'우리도 힘들지만 너희도 슬슬 힘이 빠지고 있으니 앞으로 제대로 붙어보자'는 계산을 세우고 있는 듯 했다.
체력고갈이라는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치른다면 큰 경기 경험과 노련미에서 앞서는 동부가 유리할 수 있다. 강 감독은 "5차전에 앞서 갖게 되는 이틀간의 휴식을 활용해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 감독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한 채 맞불을 놓겠다는 입장이다. 객관적인 매치업과 실력에서 밀리더라도 젊음의 힘으로 버티겠다는 심산이었다.
"KGC가 쓰러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동부를 계속 괴롭히는 경기를 하겠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동부 선수들이 잠깐이라도 서 있게 하거나 쉴 틈을 줘서는 안된다. 우리가 골을 넣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쉴새없이 뛰어서 상대도 덩달아 뛰게 만들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구상대로 라면 KGC 선수들은 동부보다 더 뛰어야 한다. 실제로 KGC 선수들이 지난 4차전동안 동부 선수들보다 배 이상은 더 뛰었다고 이 감독은 자부한다.
더 뛰다가 KGC 선수들이 먼저 무너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우리가 먼저 쓰러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다가 그런 것이니 패하더라도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결국 두 감독은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었다. 강 감독은 "KGC도 슬슬 지쳐가지 않겠냐"는 생각이고, 이 감독은 "KGC가 쓰러지기 전에 동부 체력을 고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전개될 챔프전은 마라톤에서 누가 살아남느냐의 혈투가 될 전망이다.
안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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