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 하면 안돼."(김성철)
"그래야 상대가 방심하잖아요."(오세권)
"아냐, 우리가 강한 모습을 보여야 저쪽이 긴장하지."(김성철)
2일 KGC와 동부의 챔피언 결정 4차전이 끝난 뒤 안양 실내체육관 인터뷰실.
이날 KGC 승리의 수훈선수로 맏형 김성철(36)을 비롯해 양희종(28), 오세근(25)이 나란히 초대됐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던 이들은 인터뷰 끝머리에 가서 유쾌한 '내부분열' 조짐을 보였다.
양희종이 공-수 전환이 빠르게 돌아가는 KGC의 플레이 특성을 설명하면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다. 발이 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고 먼저 운을 뗐다.
그러자 막내 오세근이 "저도 다리 뒷근육이 당겨서 뛰기 힘들 때가 많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가운데 앉아 있던 김성철이 우스꽝스럽게 버럭 한소리를 했다. "얘들아, 그런 말 하면 안돼!"
KGC 선수들이 힘들어한다는 약한 모습을 왜 공식 인터뷰에서 공공연히 밝히냐는 게 김성철의 생각이었다.
그러자 오세근이 "우리가 힘들고 힘 빠졌다고 해야 저쪽(동부)에서 방심하잖아요"라고 대선배의 '지시'에 '항명'했다.
김성철은 역시 베테랑이었다. 막내 오세근의 짧은 생각에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다.
"얘야, 우리가 힘들어도 전혀 끄덕없다고 강한 모습을 보여야 동부 선수들이 '우와∼ 저것들은 그래도 멀쩡하대. 징그럽다'하는 생각에 겁을 먹을 게 아니냐."
큰 경기에서는 심리전도 중요한데 우리가 먼저 약한 모습 보여서 방심하게 하는 것보다 상대를 먼저 주눅들게 만들면 남은 경기에서 얻는 게 더 많다는 게 김성철의 설명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김성철의 충고에 오세근가 양희종 모두 한수 배웠다며 무릎을 탁 쳤다.
김성철은 이날 올시즌 가장 많은 시간(31분29초)을 뛰며 3점슛 3개를 포함 12득점, 3어시스트로 나잇값을 제대로 했다.
"김성철 같은 고참 선수들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는 이상범 감독의 말대로 김성철은 코트 밖에서도 능숙한 관리 솜씨를 자랑했다.
안양=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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