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격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는 집이 있다.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 인근에 자리한 '횡성한우목장'이 그곳이다. 이 집은 문패를 '횡성한우~'로 달고 있지만 횡성한우를 팔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일본인 한우 마니아들도 즐겨 찾을 만큼 꽤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다. 지난겨울 한우파동때도 이 집은 끄떡없었다.
강원도 횡성이 고향이라는 주인 이상국씨는 처음엔 이름값을 하느라 횡성한우만을 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원하는 고급 등급의 횡성한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횡성한우는 늘 물량이 달려 직영식당에 공급하기에도 바쁘단다. 따라서 매일 공급 받는 고기의 질도 들쭉날쭉했고, 양질의 횡성한우만을 식탁에 올리겠다는 손님들과의 약속 또한 지키기 어려웠다.
마침내 이 씨는 횡성한우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대신 12년 동안 정육점(한우목장)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로 직접 한우 경매장에 나섰다. 그래서 찾은 곳이 층북 음성축협 공판장이다. 이 씨는 그곳에서 매일 1플러스 등급의 한우를 골라올 수 있게 됐다. 손님들에게도 식당 이름은 '횡성한우~' 이지만 '음성한우 최상품'을 내놓는다고 알렸다. 맛난 한우를 먹게 되는 손님들은 한결같이 "차라리 그게 낫다"며 인정해주고 있다.
주방은 부인 양선옥씨(41)가 책임지고 있다. 양씨는 "같은 등급의 고기 중에서도 맛난 것을 고를 줄 아는 남편의 안목이 단골층 확보의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이 집의 가장 큰 매력은 질 좋은 한우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 씹는 질감이 고소한 거세우를 사용하고 있는데, 여느 한우전문점 꽃등심가격이 4만 5000원~5만 원 선(150g기준)인데 비해, 이 집은 3만2000원(180g)이다. 또 모듬부위고기도 6만4000원(600g)에 테이블 세팅 비용도 없으니, 강남 한우식당에 비해 60% 정도의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셈이다.
고기 숙성도 맛의 비결 중 하나다.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 충분히 숙성을 시켜 육질이 가장 부드럽고 풍미 있을 때 손님상에 내놓는다.
메뉴도 다양하다. 직장인을 겨냥, 매일 메뉴가 바뀌는 이른바 '레인보우'메뉴를 선보인다. 부대찌개, 우거지해장국, 떡만두, 김치전골, 한우 육개장, 차돌된장찌개 등 6000원(1인)짜리 점심 메뉴를 매일 바꿔가며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주 메뉴로 육회-주물럭(각 2만 5000원), 불고기(1만 2000원), 멸치국수(3000원), 냉면(6000원)등을 맛볼 수 있다. 이 집은 주로 용산역, 전자상가의 회사원과 자영업자. 주변 관공서 직원들이 즐겨 찾는다. 최근에는 한우 맛에 반한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도 종종 찾고 있다.
◇위치=서울 용산구 용문동 8~29. 용문시장 사거리.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 3번 출구 도보 5분거리. 오전 10시~오후 11시까지 운영. 80석, 주차장 5대. (02)716-8592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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