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의 최고 별들이 대학 캠퍼스에 떴다.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대학생들까지 스타들을 만나기 위해 몰렸다. 비 때문에 당초 계획을 변경해 실내에서 한 사인회 및 포토타임은 예상을 뛰어넘는 팬들로 일대 혼잡을 이뤘다. 수업을 빼먹고 뛰어온 학생들도 있었다. 또 그들 중에는 사인을 받기 위해 스타가 출연한 광고의 제품을 챙겨온 사람도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2년 프로야구 개막(7일)을 앞두고 마련한 미디어데이가 3일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렸다. 올해 700만 관중 달성을 위한 사전 붐을 조성하기 위해 장소를 파격적으로 대학 캠퍼스로 잡았다. KBO가 미디어데이를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였다. 올해로 8회째를 맞았지만 대학 캠퍼스는 처음이었다. 또 미디어데이 행사 최초로 공중파 채널이 생중계했다. 팬들과 함께 하기 위해 사전 신청을 받아 700명을 초청했다.
야구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8개팀 간판 선수들의 면면은 한마디로 화려함 그 자체였다. 그동안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같은 국가대항전이 아니면 모으기도 힘든 박찬호(한화) 김병현(넥센) 이승엽(삼성)이 한 자리에 함께 했다. 또 인기 스타 롯데 홍성흔, KIA 윤석민, 두산 김현수, SK 정근우, LG 이병규가 각 구단을 대표했다. 또 이번 시즌 첫 선을 보이게 되는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하주석(한화)김성호(롯데) 등 신인 선수 8명과 구단 사령탑도 나와 출사표를 밝혔다.
스타들은 팬들이 사인을 받기 위해 가져온 준비물에 깜짝 놀랐다. 야구공은 물론이고 대학 교재, 노트북, 스마트폰은 기본이었다. 부산 출신인 곽창렬씨(성균관대 06학번)는 몇 해전 홍성흔이 광고 출연했던 한 샴푸통에 사인을 받았다. 홍성흔은 곽씨의 정성에 감탄했고,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정근우 윤석민, 팬들은 박장대소했다.
한 여학생은 두꺼운 교재인 회계원리에 사인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학교 안에서 TV에서만 봤던 스타들을 실제로 가까이서 보니까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고 했다.
30년 야구팬이라고 한 안성호씨(53)는 사인을 가장 먼저 받기 위해 경기도 안산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해 왔다고 했다. 가장 먼저 사인을 받은 그는 "원래는 두산팬이었지만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해외 복귀파들의 사인을 받고 싶어 새벽에 일어나 아침 밥 먹고 왔다"고 말했다. 열혈 야구팬들은 행사 시작 3시간 전인 오전 11시부터 스타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선수들이 행사장인 새천년홀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환호성이 쏟아졌다. 팬들은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거둔 박찬호가 신기한 듯 "박찬호다, 박찬호"라며 수근대기도 했다. 박찬호와 이승엽이 가장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박찬호 이승엽 김병현은 이 같은 행사가 처음이라 긴장한 표정이었다. 이승엽은 "내가 한국에서 뛸 때는 이런 행사가 없었다"면서 "팬들이 너무 많이 몰려 조금 놀랐다"고 했다. 이승엽은 2003시즌을 끝으로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가 지난해 12월 친정 삼성으로 돌아왔다. 박찬호는 유일하게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팬들을 만났다. 김병현은 지각해 행사에 뒤늦게 동참했다. 노주환 기자·이원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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