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닮았다. 묘하게 웃음을 띠었다. 열여섯살 차이의 둘에게서 도전 정신과 자신감이 보였다. 그 뒤에는 2018년 강원도 평창이 어슴푸레하게 느껴졌다.
3월 이탈리아 발마렌코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프리스타일 모굴 종목에서 국내 스키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최재우(18·청담고)와 그의 스승 토비 도슨(34). 웃음이 닮은 그들을 지난 2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만났다.
토비 도슨의 이야기
도슨은 입양아다. 부산에서 부모를 잃어버린 도슨은 1982년 미국 콜로라도주 베일로 왔다. 양부모는 스키 리조트의 강사였다. 네 살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했다. 스무살 때 프리스타일 스키 미국 국가대표가 됐다. 2003~2004시즌 프리스타일 월드컵 종합2위, 2005년 세계선수권 듀얼 부문에서 우승했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친아버지와 상봉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진 이야기다. 2009년 여름 미셸 월크를 지도했다. 그해 월크는 미국대표팀에 뽑혔다. 지도자로서의 가능성을 봤다. 지난해 7월에는 평창유치위의 일원으로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참가, 유치 성공에 힘을 보탰다. 한국 스키를 위해 일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친아버지, 친동생과 더 가까워지고도 싶었다. 지난해 11월 도슨은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대표팀 코치 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2014년 5월까지다.
자신있게 시작했지만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시설은 열악했다. 점프 후 착지 지점에 있는 얼음을 깨기 위해 직접 삽을 들기도 했다. 기술도 하나씩 잡아 나갔다. 그러던 지난 2월 캐나다에서 막 날아온 선수 한 명을 만났다. 체격조건, 도전의식, 점프, 자신감, 표현력이 뛰어났다. 시간을 가지고 다듬으면 자신을 능가할 재목이 될 것 같았다. 최재우였다.
재우의 이야기
최재우는 눈밭이 좋았다. 두 살때부터 스키를 탔다. 중학교 1학년 때인 2007년 캐나다 휘슬러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프리스타일 스키로 전향했다.
캐나다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 출전,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캐나다 코칭스태프는 귀화를 권유하기도 했다. 외로울 때가 많았다. 형과 어머니가 함께 왔지만 오래 있지 못했다. 공무원인 아버지가 혼자 한국에서 벌어 세 가족을 부양했다. 부모의 고생이 눈에 밟혔다. 어머니와 형을 돌려보내고 홀로 스키에 매진했다. 새벽 5시40분에 일어나 오후 6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 스키, 워터점프(공중 기술을 연마하는 훈련) 등을 소화했다.
그러다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도슨이 한국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올해 2월 최재우는 도슨 앞에 섰다.
도슨과 재우가 함께 쓸 이야기
둘이 뭉친 것은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호흡은 척척 맞았다. 도전적이면서 긍정적인 마음부터 똑같았다. 최재우는 도슨의 말을 잘 따랐다. 약점이었던 턴과 착지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번 대회에서 필살기로 작용했던 1080도 공중회전도 도슨이 다듬어준 것이다. 최재우는 "도슨 코치 덕분에 실력이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고 했다.
도슨은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멀리 그리고 천천히 앞을 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까지는 아직 6년이나 남았다. 도슨은 "재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좀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우선적인 목표는 평창에서의 금메달이다. 최종 목표는 평창 이후다. 도슨은 "평창대회가 끝나도 프리스타일 스키가 탄탄하게 국내에서 뿌리내렸으면 좋겠다. 내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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