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병호씨에게
생각해보니 편지도 참 오랜만이다. 예전에 연애할 때는 틈만 나면 자기한테 줄 손편지를 썼었는데……자기도 편지 보면 힘이 난다고 했었지. 결혼하고 나서 매일 얼굴을 마주대해서일까? 미처 편지 쓸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 미안해 ^^
이제 또다시 새 시즌 시작이네. 프로 와서 벌써 8번째 시즌. 익숙하겠지만 올해는 우리에게 좀 특별한 시즌이 될 것 같아. 우리 결혼하고 나서 첫 시즌이자, 병호씨가 풀타임 출장을 준비하는 첫 시즌. 기분이 어때?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지? 사람들 기대가 부담도 되고,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도 생기고 그럴 거야.
나도 가끔씩 올해는 홈런 몇 개 칠 거냐며 장난처럼 묻기도 했지만, 사실 정말 중요한 건 홈런의 개수는 아닐 것 같아. 그보다 더 기억해야 할 건 어떤 상황에서든 중심을 잡는 것, 눈 앞에 닥친 것보다는 조금 더 멀리 보는 것, 그리고 어제보다 조금씩만 더 나아지는 게 아닐까 싶어. 그리고 나의 작은 바람이 있다면 병호씨가 나로 인해서 항상 든든한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거야.
요즘 가끔 예전 생각이 날 때가 있어. 우리 처음 만나기 시작했을 때, 어떤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을 했었지. 아직 성공에 이르지 못 한 야구선수와의 만남을 사람들은 그들의 잣대로 평가했었던 것 같아. 그런데 그거 알아? 정작 나는 병호씨를 만나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우리 미래를 걱정해 본 적이 없었어. 어쩌면 지금의 행복한 우리 모습을, 앞으로 더 행복해질 우리 모습을 나는 그 때부터 예견했었는지 몰라.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 삶에 대한 자신감과 항상 성실하고 노력하는 병호씨에 대한 믿음이었겠지.
편지를 쓰다 보니까 마음이 벅차 오른다. 언제나 따뜻하고 착한 내 남편, 고마워. 우리 항상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하자.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조금 더 배우고 발전하자. 그렇게 매일매일 조금씩 더 행복하자.
일하러 다닌다고 매일매일 밥 못 챙겨줘서 미안해. 그래도 주말만큼은 꼭 책임질게! 내 응원 듬뿍 받아서 야구장 나가면 이 세상에서 제일 당당한 선수, 멋진 남자가 되길 바라. 단, 절대 다치지는 말고!!
내 남편 파이팅^^!!!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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