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3·전북)이 선두에 올라섰다. 데얀(31·서울)은 멀티골로 불씨를 지폈다.
K-리그 득점왕 경쟁이 살벌하다. 이변을 허용하지 않는다. 각 팀의 해결사들이 경쟁적으로 골망을 흔들고 있다.
이동국은 8일 경남 원정에서 4경기 연속골을 기록, 총 6골로 득점 부문 1위를 탈환했다. 기록이란 기록은 모두 깨며 부담을 털었다. 그는 지난달 3일 성남과의 개막전에서 2골을 쓸어담으며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117골)을 갈아치웠다. 경남전에서는 통산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도 재작성했다. 121골-47도움(공격포인트 168개)을 기록,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이 현역 시절 세운 최다 공격포인트 167개(99골-68도움)를 넘어섰다. 그는 "특별히 기록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기록을 달성한 것은 기분 좋다. 골이나 도움 등 팀이 필요한 것은 모두 이루고 싶다"며 "앞으로 기록을 경신하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페이스를 이어가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득점왕 데얀도 가세했다. 지난달 4일 대구전에서 '태업 논란'에 휩싸였지만 10일 전남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며 우려를 날렸다. 지난해 4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트린 것에 비해 2경기나 빨랐다. 하지만 이후 3경기 연속 침묵하며 '슬로 스타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몰아치기의 달인으로 유명하다. 8일 상주와의 홈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며 부활을 알렸다. 3골을 기록,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데얀의 득점 그래프는 4월부터 상승곡선을 그린다. 올시즌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는 "내게 슬로 스타터라고들 하는데 나는 역시 여름에 잘 뛰는 체질인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그라운드도 덜 딱딱해져 뛰기 편하다"며 웃었다.
루마니아 출신인 포항의 신입 외국인 선수 지쿠(29)도 매섭다. 최근 4경기에서 5골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상주전, 8일 성남전에선 교체출전에도 골맛을 봤다. 수원 라돈치치(29)는 7일 전남전에서 5호골을 터트렸다. 서울 몰리나(32)는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지만 5골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강원으로 이적한 김은중(33), K-리그로 유턴한 울산 이근호(27), 성남의 에벨톤(26)은 각각 4골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 경쟁이 뜨거워지면 역사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마의 30골'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983년 K-리그가 태동한 이후 20골 고지를 넘은 득점왕은 2003년 김도훈(28골·현 성남 코치), 2009년 이동국(21골), 2010년 유병수(22골·전 인천), 2011년 데얀(24골) 등 4명 뿐이다.
최다골 주인공은 김도훈이다. 여건이 달랐다. 당시 정규리그는 단일리그로 팀당 44경기(3라운드)를 치른 후 플레이오프 없이 우승팀과 정규리그 득점왕을 가렸다. 이동국 유병수 데얀의 경우 플레이오프 전 팀당 28~30경기를 벌인 후 득점왕이 결정됐다. 포스트시즌 골은 반영되지 않았다. 올시즌 조건이 동일해졌다. 포스트시즌이 없다. 팀당 44경기씩을 치른 후 우승팀이 결정된다. 개인 기록도 마찬가지다.
경기당 평균골이 증가하는 추세다. 김도훈 0.70골, 이동국 0.72골, 유병수 0.79골, 데얀은 0.80골이었다. 득점 1위 이동국은 시즌 초반이지만 경기당 1.00골을 기록하고 있다.
스트라이커들의 자존심 싸움은 집중력으로 연계된다. 골망이 춤출 확률도 높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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