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0·삼성)은 꽃미남은 아니다. 곱상하지 않기 때문에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는 요즘 국내야구에서 가장 모시고 싶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최근 발간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어퍼컷'에선 스포츠 의류 모델로 등장했다. 군더더기 없는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의 묵직한 돌직구 처럼 입을 꼭다물고 전방을 응시하는 그의 눈빛은 믿음직스럽다. 실제로 만나서 얘기해보지 않아도 '날 믿어보라'는 울림이 전해지는 것 같다.
오승환의 그라운드 밖 외출이 잦다. 지난해 서울대 강연까지 했다. 그는 스토리가 많은 남자다. 단국대 1~2학년 시절 팔꿈치 수술로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 치료로 보낸 아픔이 있다. 또 삼성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던 2010년에는 다시 팔꿈치 수술을 받는 좌절도 경험했다. 그런 오승환이 오뚝이 처럼 일어나기 위해 열정을 쏟았던 진솔한 이야기는 감동으로 전해지기에 충분했다.
또 최근에는 이승엽(삼성)과 함께 인기 개그프로그램을 패러디한 라디오 광고에도 출연,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요즘 오승환을 모시기 위한 출연 제의가 많다. 조만간 오승환은 또 다른 기업광고에도 출연하기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화장하고 폼 잡는 광고 촬영이 익숙지 않다. 친구들이 자신이 출연한 패션화보 사진을 휴대폰으로 찍어 먼저 보내주었다. 오승환은 "화장한 모습을 볼 때마다 좀 쑥스럽다. 하지만 주위에서 분위기 좋다고 말해준다"면서 "경기하고 운동하는데 지장이 없다면 이런 활동도 팬서비스의 하나라고 본다"고 했다.
오승환의 매력 포인트는 요즘 대세와 다르다.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꽃미남 아이돌 스타들의 아찔한 매력은 없다. 대신 오승환은 듬직한다. 그래서 언제라도 힘들 때 어깨를 빌려 기댈 수 있는 강한 남자의 힘을 발산한다. 그가 야구장 마운드에서 지난해 보여준 무시무시한 위력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오승환은 지난해 1승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이란 기록적인 성적을 거뒀다. 삼성이 리드한 상황에서 오승환이 8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면 상대팀 덕아웃에선 "오늘도 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는 "그라운드 밖 활동도 어차피 할 거라면 마운드에서 처럼 잘 하고 싶다. 나의 좀 다른 모습을 보고 그동안 야구를 접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긍정적인 일이다"고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오승환이 조금만 손가락이 더 길었으면 한다고 했다. 손가락이 길어 변화구를 하나 정도 더 던질 수 있다면 좀더 위력적인 마무리 투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승환은 직구(포심)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동계훈련 때마다 다른 구질을 연습하지만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정작 오승환은 "손가락 보다 키가 좀더 컸으면 더 좋겠다"고 했다. 오승환의 프로필 키는 1m78(체중 92㎏)이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어깨가 지나칠 정도로 쩍 벌어져 있어 작아보인다. 오승환의 바람 처럼 1m80을 넘었다면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었을 뿐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더 멋져 보일 수 있다.
대구구장에선 오승환이 등판할 때마다 장엄한 차임벨 소리와 함께 전광판에는 'save us(우리를 구해주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그는 2012시즌 출발이 좋다. 지난 13일과 14일 대구 넥센전에서 이틀 연속 마무리로 등판, 무실점으로 2세이브를 올렸다. 오승환의 돌직구는 변함이 없었다. 14일 최고 구속은 146㎞였다. 넥센 클린업트리오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는 오승환의 공을 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왔지만 안타를 치지 못했다.
오승환은 "시범경기 때 홈런을 맞아 기분이 나빴다. 그걸 계기로 긴장했다"면서 "그 때문인지 시즌 출발이 좋다. 원래 시동이 늦게 걸리는 슬로스타터라 날이 따뜻해지면 더 좋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시범경기 SK전(3월21일, 2대4 삼성 패) 때 안정광에게 홈런을 맞았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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