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이상범 감독은 최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난 5일 원주에서 열린 동부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지은 후, 단 하루도 편하게 쉰 날이 없다. 문제는 앞으로도 두발 뻗고 쉴 날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정말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우승의 기쁨 뒤에 살인적인 스케줄이 숨어있다는 것을 '우승 초보' 이 감독이 알고 있을리 만무했다. 인터뷰가 쇄도했다. 각종 시상식 참석에서부터 행사가 밀려들어왔다. 여기저기 우승 인사를 다니기 바빴다. 우승 인사이니 만큼 여기저기 술자리를 대접하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다. 평소 소주 1병이 주량인 이 감독은 이어지는 술자리에 최근 결국 KO되고 말았다.
휴식도 잠깐. 16일 필리핀으로 출국한다. 다음 시즌을 대비해 전지훈련지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떠나는 출장이다. 소속팀 생각 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그런데 국가대표팀도 꾸려야 한다. 남자농구는 전임감독제가 없기 때문이다. 당해 우승팀 감독이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아야 하는 관례가 있어 이 감독이 울며겨자먹기로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 감독은 출국 짐에 서류를 한다발 실었다. 대한농구협회에서 받은 코치, 선수 후보명단이다. 당장 한국에서 여유있게 명단을 검토할 수 없어 아예 필리핀에서 차분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관문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재계약이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3년 간의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물론 팀의 리빌딩을 이끌고 이번 시즌 우승을 시킨만큼 재계약이 확실시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세부적인 조율을 아직 하지 못한 상태다. 필리핀 출장은 마치고 귀국한 후, 곧바로 구단과 협상테이블을 차릴 예정이다.
녹다운이 된 이 감독. 그러면서도 "그래도 내년 시즌 또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밝게 웃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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