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트레블(리그, 리그컵, FA컵 동시 우승)에 이어 시즌 더블까지.
셀틱의 '코리안 듀오' 기성용(23)과 차두리(32)의 더블 꿈이 무너졌다. 지난 시즌에 이어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노렸지만 단 한 개를 들어올리는데 그쳤다. 셀틱이 15일(한국시각) 열린 스코티시컵(FA컵) 4강전에서 하츠에 1대2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3월 리그컵에 이어 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목전에서 놓쳤다. 리그 우승을 조기 확정한 다음 경기에서 패해 우승의 기쁨도 반감됐다.
셀틱이 이번 패배는 유독 숫자 '2'와 관련이 깊다. 지난 시즌에 이어 FA컵 2연패에 실패했다. FA컵은 기-차 듀오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였다. 기성용과 차두리에겐 의미 깊은 대회인만큼 2연패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에서 "FA컵에 집중해야 한다"며 기쁨을 뒤로 미뤄둔 기성용도 경기 후 고개를 숙였다. 2연패를 놓친 아픔이 컸다.
단기전 2연패도 큰 충격이다. 올시즌 셀틱이 단기전에서 2경기 연속 패한 적이 없다. 유럽의 강호들이 출전하는 유로파리그에서조차 연패는 없었다. 그러나 리그컵 결승에 이어 FA컵 준결승에서 패하며 완벽할 것 같았던 2011~2012시즌의 큰 오점을 남겼다.
기성용에게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다. 두 번의 골대 불운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전반 45분과 후반 36분에 똑같은 자리에서 두 번의 헤딩슈팅을 모두 왼쪽 골대에 맞췄다. 기성용이 골을 넣었으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진출 이후 첫 헤딩 골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셀틱의 FA컵 결승행 무산과 함께 첫 헤딩골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기성용과 차두리도 셀틱에서의 우승 횟수도 '2'에서 멈출 가능성이 높다. 2014년 1월까지 셀틱과 계약돼 있는 기성용은 올시즌을 마친 뒤 이적을 추진할것으로 예상된다. 차두리도 올시즌 종료후 계약이 종료된다. 셀틱과 1년 옵션 계약이 남아 있지만 구단에서 이를 사용할지 불투명하다. 기-차 듀오는 셀틱에서 가장 큰 목표였던 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더이상 설정할 목표가 마땅치 않다. 셀틱과 이별이 유력하다.
기성용과 차두리가 FA컵 결승에 진출해 더블에 도전했다면 숫자 '2'는 불운의 상징이 아닌 셀틱 생활의 추억을 남길 길조의 숫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FA컵 준결승 패배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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