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개막 한 달. 고작 8경기를 치렀을 뿐인데 지난해 30경기 동안 세운 승리 숫자를 모두 채웠다.
강원FC가 달라졌다. 꼴찌의 멍에는 벗어던진지 오래다. 승리를 얻는 것 뿐만 아니라 강팀을 상대로 쉽게 주눅들지 않는 투혼까지 발휘하고 있다. 2009년 리그 첫 참가 후 7차례 맞붙어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경남을 상대로 2대0 완승을 거두면서 징크스도 시원하게 깼다.
경남전 승리는 강원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정 징크스를 깬 것이 가장 눈에 띈다. 한 차례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자신감은 땅에 떨어졌다. 앞서는 상황에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고, 실점으로 이어져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경남전을 통해 이런 부담감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김은중에 대한 의존도에서 조금 자유로워진 것도 다행이다. 외국인 공격수 웨슬리가 침묵하면서 김은중의 부담이 커졌다. 5골을 넣으면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으나, 막혔을 경우 대안이 없었다. 그러나 쾌조의 몸상태를 보여주던 정성민이 골맛을 보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어 김상호 감독의 향후 구상이 자유로워졌다. 웨슬리도 경남전에서 앞선 경기에 비해 넓어진 시야를 보여주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것도 고무적이다.
무실점으로 버틴 수비라인의 힘은 가장 큰 자산이다. 올해 영입된 배효성이 수비 리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주고 있다. 박우현도 경남 공격수 조르단의 전담마크 역할을 100% 완수했다. 측면에 포진한 오재석과 박상진도 활발한 공수 가담으로 활로를 열어주고 위기 상황을 막아냈다. 골키퍼 송유걸도 수비진과의 호흡이 초반에 비해 원활해지면서 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 감독은 아직 만족하기 이르다는 생각이다. "수비와 미드필더는 좋은 형태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구상했던 공격 형태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경남전 승리에 대한 의미까지 퇴색시키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이번 승리로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흐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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