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는 지난 30년 간 퍼시픽리그의 최강자였다. 1979년 후쿠오카에서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로 연고지를 옮기고 세이부 라이온스로 출범한 후 16차례나 퍼시픽리그 1위를 차지했고, 10차례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980년대 초부터 1990년대 말까지 퍼시픽리그는 세이부의 독무대였다. 홈런타자 아키야마 고지(1985~1987년 3년 연속 40홈런)와 기요하라 가즈히로, 쿠바 출신 거포 오레스테스 데스트라데(1990~1992년 3년 연속 홈런왕), 좌완투수 구도 기미야스의 맹활약 속에 1985년부터 1994년까지 10년 동안 무려 9번 정상을 밟았다. 세이부는 2000년대 이후에도 4차례나 리그 1위에 올랐고, 재팬시리즈에서 두차례 정상에 섰다. 마운드에서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타선에서는 알렉스 카브레라가 맹위를 떨쳤다.
'센트럴리그에는 요미우리, 퍼시픽리그에는 세이부'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2008년 마지막으로 정상을 밟았던 세이부가 영광의 시대를 뒤로하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07년 퍼시픽리그 6개 팀 중 5위로 26년 만에 B클래스(4~6위)로 떨어진 세이부는 2009년 4위, 2010년 2위, 2011년 3위에 그쳤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시즌 초반이지만 16일 현재 2승8패를 기록, 리그 최하위다.
세이부는 16일 니혼햄전에서 0대13으로 완패했다. 이번 시즌 두번째 완봉패였는데, 더 충격적인 것은 홈경기 개막 6연패를 당했다는 점이다. 와타나베 히사노부 세이부 감독은 경기 후 "한심한 경기였다. 팬들의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다"고 사죄까지 했다.
타선과 마운드 모두 총체적인 난국이다. 팀타율(2할5리)과 팀 평균자책점(4.58) 모두 리그 꼴찌다. 지난해 48홈런을 터트려 홈런왕에 오른 4번 나카무라 다케야는 타율 1할8푼8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히로시마에서 데려온 5번 시마 시게노부도 1할3푼9리, 1홈런, 6타점에 그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주전 선수 3명이 1할대 타율이다.
2승을 거둔 기시 다카유키(평균자책점 0) 외에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 에이스인 와쿠이 히데아키는 3패(평균자책점 7.71)를 당한 후 2군으로 강등됐다. 불펜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 수비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세이부는 16일 경기에서 무려 4개의 실책을 했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할만한 선수가 없다는 점도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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