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진욱 감독도 김성근 감독에게 혼이 난 적이 있단다.
투수들이 어떤 상황일 때 맥이 빠지는지를 말하다가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잘맞힌 안타나 홈런보다는 빗맞힌 안타나 기습번트 안타에 힘이 빠진다"면서 실책때는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비진의 실책에는 별로 아파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수비의 실책에 아쉬워하지 말라고 배웠고 또 실제로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려 27년전에 김성근 감독에게 혼난 사연을 말했다.
OB 유니폼을 입었던 김 감독은 85년 당시 바깥쪽 승부를 많이 했다. 3루수였던 김상호의 수비가 그리 뛰어나지 않았기 때문. 바깥쪽에 꽉차는 스트라이크를 던졌는데 타자가 쳤고,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가 됐다. 그런데 당시 우익수였던 박노준이 처음엔 뒷걸음질을 쳤다가 급하게 앞으로 달려왔다. 공은 박노준의 앞에 떨어져 안타.
"박노준이 발도 빠르고 수비를 잘하는 선수였는데 타구 판단 미스가 가끔 있었다"는 김 감독은 "그때 내가 삼진을 잡기 위해 제대로 공을 던졌는데 타자가 쳐서 삼진을 못잡아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그것을 감독님께서 보셨던 것 같다"고 했다. 하루가 지난 다음날 경기전 식사를 하면서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들었다.
"감독님께서 '투수로서 기본이 안돼있다'면서 "그럴수록 네가 더 강한 마음가짐으로 던져야지 그런 표정을 수비수들에게 보여서 되겠냐"고 하셨다"는 김 감독은 "감독님께 '삼진 못잡은 것 때문에 그랬다'고 말씀드렸는데 안믿으셨다"며 아직도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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