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즌은 끝났지만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로 여자농구가 연일 시끄럽다.
그런데 정작 이번 사태로 인해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문제가 있다. 해체된 신세계 농구단 얘기다. 신세계는 지난 13일 갑작스럽게 팀을 해체, 선수들을 비롯해 여자농구계 전체를 발칵 뒤집었다. 감독 파동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다름아닌 신세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 가운데 인수기업이 나타날 희망이 싹트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김원길 총재는 최근 "몇군데와 접촉중인데, 잘 풀릴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일단 금융권쪽 회사가 창단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를 제외한 나머지 5개팀은 모두 금융권 팀이다. 신세계도 팀을 접으면서 '왕따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다른 팀들과의 기업 생리가 맞지 않다보니 팀을 운영하는데 어렵다는 얘기였다.
여자농구를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기업규모가 꽤 큰 금융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만약 일이 잘 풀릴 경우 다음 시즌에 들어가기 전 다시 예전처럼 6개팀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신세계 선수들은 함께 모여서 조동기 코치의 지도 아래 운동을 하고 있다. 5월까지 연봉은 그대로 지급받고 있는 가운데, 기존 숙소나 체육관도 그대로 쓰고 있다. 신한은행, KB스타즈, 삼성생명 등 다른 팀 선수들이 포상휴가로 모두 하와이로 떠났기에 상대적 박탈감은 당연히 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팀이 그대로 존속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과 재활 등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에는 김지윤 김정은 등 국가대표 2명을 포함해 수준급의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팀을 재정비한다면 다음 시즌에서 충분히 4강 전력감이다.
하지만 만약 팀 창단이 늦어질 경우 문제가 커진다. 새로운 기업이 나타날 때까지 WKBL의 관리구단 체제로 갈 수도 있겠지만, 현재 연맹의 의지나 인력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김원길 총재의 임기는 4월말까지다. 게다가 김동욱 전무이사는 퇴사를 했고, 이명호 사무국장 역시 4월말에 임기가 끝난다. 새로운 팀을 물색하기 위해 한창 뛰어야 할 상황에서 정작 사령탑은 진공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새로운 인수기업을 찾은 후 퇴진하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새로운 총재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정관계 혹은 기업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거나, 자금력을 동원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는 여자농구. 신세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감동 드라마를 써내려갔던 한국 여자농구의 경쟁력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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