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디펜딩챔피언 전북과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있었던 성남은 주춤했던 반면 수원과 울산은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또 약체로 평가 받던 제주와 대구는 전력 재정비를 통해 8강에 진입했다. 지난 시즌 중위권에 올라 있던 전남과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상주는 힘에 부친 모습이다. 강원, 경남, 인천, 대전 등 시도민구단들은 전력의 열세를 보이며 하위권으로 처졌다.
날카로운 창, 얇아진 방패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공격은 강해진 반면 수비는 약해졌다는 것이다. 5라운드까지 총 99골(경기당 2.475골)이 터지며 지난 시즌 같은 기간 기록인 92골(경기당 2.30)보다 늘어났다. 팀별로 보면 전북(경기당 득점 1.4→1.6), 울산(1→1.6), 수원(1.2→1.8), 서울(1→1.4), 경남(1→1.4), 제주(1.2→2.2), 광주(1→1.6), 강원(0→0.8) 등 8개 팀의 득점이 증가했고, 전남은 변동이 없었으며, 대전(1.6→0.2)과 상주(2.2→1.4)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렇듯 K-리그 팀 전반적으로 득점이 늘어난 이유는 이동국(전북), 몰리나(서울), 라돈치치(수원) 등 기존의 쟁쟁한 공격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하는 가운데, 이근호(울산), 지쿠(포항), 배일환(제주) 등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한 점이 크다. 새로 바뀐 공인구 '탱고12'가 공격수에게 친화적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강해진 창에 비해 방패는 얇아졌다. 특히 주전 수비수들의 이탈이 유독 많았던 부산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수비수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시즌 개막 전 여효진, 황재훈, 이요한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며 수비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북도 조성환, 심우연, 임유환, 이강진 등 주전 수비수 4명이 모두 부상을 당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남도 사샤와 황재원이 동시에 부상을 당하며 고전중이다.
남은 시즌, 변화보다 안정이다
남은 시즌은 다음 시즌부터 도입되는 승강제의 영향으로 변화보다 안정이 대세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섣부르게 변화를 추구했다간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시도했다 안정 추구로 돌아간 팀은 전북이 대표적이다. 이흥실 감독은 중앙 수비수가 줄부상을 당하자 공격수 정성훈을 수비수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2연패로 이어지고 말았다. 결국 전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부리람 원정에서 2년 차 수비수 김재환을 투입했고, 극적인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또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로 평가 받는 팀은 수비 숫자를 늘리고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노리는 방식을 택할 것이다. 지난 3월 30일 있었던 성남과 부산의 경기가 좋은 사례다. 이날 경기에서 부산은 수비 숫자를 최대 9명까지 가져가면서 철저한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쳤고, 경기 막판 역습 찬스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렇듯 2012년 K-리그는 뉴 페이스들의 영입과 선수들의 부상, 다음 시즌의 승강제 도입 등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혼돈을 겪고 있다. 득점이 전반적으로 올라간 반면 수비는 약해졌고, 승강제 도입으로 인한 강등권 하락의 위협으로 인해 각 팀이 대부분 큰 변화를 시도하기 꺼려한다는 점을 새겨두고, 각 팀의 전력을 면밀히 분석한다면 혼돈의 K-리그 정복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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