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모두가 퇴근길을 서두를 시각이었다. 하지만 프로연맹이 위치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의 불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이날 열린 상벌위원회 브리핑이 열린 대회의실에는 긴장감이 넘쳐 흘렀다. 박영렬 상벌위원장과 이운택 심판위원장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미묘한 분위기 속에 배석한 채 침묵하던 구단 관계자가 입을 열었다. "저도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밀고 당기는 설전이 벌어졌다. 구단 측은 상벌위 결정의 모호함과 심판들이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던 행태를 따져 물었다. 심판위원장은 진땀을 빼면서도 규정을 강조하며 좀처럼 물러서지 않았다. '물과 기름' 같은 존재인 구단-심판 간의 대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공개적인 장소에서 설전을 벌이는 것은 드문 일이다. 무엇이 이들을 입씨름 하게 만든 것일까.
현장의 불신, 수위를 넘어섰다.
이날 구단 관계자들과 심판위원장 간의 설전은 현재 K-리그 현장에서 어느 정도 불만이 누적되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들여다 보기에 충분했다. 초점은 심판에게 맞춰져 있다. 리그 초반부터 오심 문제가 불거지면서 심판 스스로 권위를 깎아 먹었다. 오프사이드 오심과 판정 번복 등 실수로만 치부하기에는 힘든 장면들이 잇달아 연출됐다. 격한 파울에 대한 제재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기의 질까지 하락하는 조짐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심판 판정과 관련해 공식적인 경로로 부정적인 언급이나 표현을 할 경우 벌금 징계 등이 매겨지고 있는 부분에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심판들이 선수와 감독, 코치의 입에 재갈을 물린 채 마음껏 휘슬을 분다'는 감정섞인 불만까지 나올 정도다. A구단 관계자는 "EPL 등 유럽에서 심판 문제를 거론하면 벌금을 받는다고 하는데, 그럼 K-리그 심판들도 EPL식으로 사후 징계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심판진을 관장하는 프로연맹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사실 14~15라운드 정도가 되면 심판들의 집중력이 흐려질 수도 있다는 예상은 시즌 전에 했다. 그런데 다소 이른 시기에 이런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프로연맹은 A매치 휴식기인 14라운드 이후 워크숍을 통해 심판진 보수교육을 할 계획이었다. 판정 논란이 일찌감치 불거지면서 앞당길 생각도 해봤지만 주중과 주말을 오가는 타이트한 일정 탓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입씨름 안에 담긴 의미는
사실 구단 입장에서는 판정과 상벌위 결과를 놓고 할 말이 많지 않다. 규정에 의거해 내려진 결정을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럼에도 심판위원장과 직접 설전을 벌인 배경은 결국 '주도권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시즌 초반 벌어지는 문제를 그냥 넘어가다가는 심판들에게 끌려 갈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구단 측은 그동안 심판 판정 및 사후 비디오판독의 불합리함과 심판징계의 모호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구단측에서 영상을 바탕으로 심판의 오심을 지적해 이를 심판위원회에 제소할 수 있느냐"는 문제까지 제기가 됐다. 몇 차례 선문답이 오간 끝에 이운택 심판위원장은 수용 의사를 드러냈고, 그제서야 논란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이 위원장은 대화가 오가는 도중 기회가 될 때마다 "일반 상식과 전문적인 심판 지식에는 차이가 있다. 바깥에서 보는 부분은 다소 잘못된 측면이 있다. 심판들의 고충도 상당하다"고 하소연했다. 이해한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올 시즌 여러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의 문제들은 하소연으로 풀릴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 '제식구 감싸기'와 다를게 없는 백마디 말은 역효과만 불러올 뿐이다. 심판 수장다운 칼날같은 지적과 개선 노력을 피력했더라면 '한밤의 설전'은 오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나마 희망적인 발언도 있었다. "심판이 일부 팀의 편의만 봐주는 문제는 없다. 과거에는 그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심판위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는 양심을 걸고 그런 문제에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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