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마저 춤추게 한 역전승'
넥센 김시진 감독은 온화한 성품으로 좀처럼 나서지 않는 성격이다. 상대팀에 대한 배려심도 깊다. 어지간하면 화도 잘 내지 않고 심판 판정에 대한 어필도 자분자분 할 뿐이다.
그런 김 감독이 스스로 얼굴이 붉어질만한 행동을 했다. 2일 롯데전에서 4-4로 팽팽히 맞선 8회말 오재일의 투런포로 역전에 성공했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밑으로 힘차게 흔드는 세리머니를 했다. 김 감독은 덕아웃 밖에서도 이 세리머니를 한번 더 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자신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던 것이다.
어지간한 플레이에도 박수를 치는 것으로 기쁨을 대신하며 상대팀을 자극하지 않는 스타일이기에 스스로도 놀랐나보다. 김 감독은 3일 목동구장서 열린 롯데전에 앞서 "귀가해서 TV로 하이라이트를 보다 그제서야 내가 이 행동을 한지 알았다. 좀 부끄러웠다"며 웃었다.
넥센은 올 시즌 특히 뒷심이 강하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역전 혹은 재역전승이 10승 가운데 무려 8번이나 된다. 역전승 확률만 80%. 불펜진이 약해 예년같으면 역전패 확률이 이 정도였는데, 올해는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이날 경기서 선발 강윤구에 이어 6회에 나와 2⅓이닝동안 1인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챙긴 넥센 불펜 투수 김상수도 "요즘은 경기 후반까지 아무리 뒤지고 있어도 선수들 스스로 진다는 생각은 별로 안한다. 그만큼 자신감이 넘친다. 역전승이 유독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이긴다는 보장만 있다면, 역전승만큼 짜릿한 것은 없는 것 같다. 팀 분위기도 훨씬 좋아질뿐 아니라, 상대팀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역전승이 이어진다면 김 감독의 화끈한(?) 세리머니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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