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일 목동구장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감독으로선 어떤 경기보다 속쓰릴 상황.
그런데 숙소로 들어가는 중 롯데 양승호 감독에 전화 한 통화가 걸려왔다. 고려대 감독 시절 제자로 키웠던 LG 김재율의 아버지였다. "우리 아들이 1군 무대 첫 홈런을 쳤어요. 그런데 누구 공을 쳤을까요?"라는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요?"라며 전화를 끊은 양 감독은 휴대폰으로 기사를 급히 검색했다. 놀랍게도 첫 홈런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초특급 에이스인 한화 류현진을 상대로 한 1회 투런포였다. 3-0으로 앞선 상황서 나온 김재율은 류현진의 슬라이더를 기가 막히게 받아쳤다. 1회이긴 하지만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는 귀중한 홈런이었다.
양 감독은 전화를 걸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재율 아버지와의 재미난 인연을 소개했다. 김재율의 원래 이름은 김남석이다. 그런데 잔부상이 많은 이름이라고 해서 올 시즌을 앞두고 개명을 했다. 그런데 김재율 아버지도 같은 날 함께 이름을 바꿨다는 것. 양 감독은 "재율이 아버지 성함 역시 안 좋다고 해서 바꿨다고 하더라. 참 대단한 아버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시즌 초반 성적이 너무 안 좋아서 팬들로부터 퇴진 압력까지 받으며 스스로 위축돼 있었다. 그런데 부산에서 사업을 하시는 재율이 아버지가 숙소에 소주와 안주를 사들고 와 위로를 해주셨다"며 "낯선 도시였던 부산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재율이 아버지 덕"이라고 덧붙였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아끼던 제자의 첫 홈런 소식으로 양 감독은 힘들었던 시절을 버티게 해준 소중한 인연을 새삼 떠올리며 웃을 수 있었다. "그런데 부산 가면 이제 모르는 척 하는게 아닐까? 대한민국 에이스에게 홈런을 쳐낸 자랑스런 아들을 뒀다는 이유로. 하하"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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