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은 케이크 상자에 현찰을 수북히 담는다. 하지만 이 사람은 다르다. 상자의 원래 주인공인 케이크를 담았다. 그리고는 믿음과 사랑을 함께 담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다.
최 감독은 4일 오전 훈련을 끝낸 뒤 선수단 내 유부남 선수 6명(데얀 몰리나 아디 최태욱 현영민 김용대)을 불렀다. 잠시 잠깐 집에 다녀오려는 그들의 손에 케이크를 쥐어주었다. 어린이날맞이 선물이었다. 최 감독은 평소 따뜻한 말을 낯간지러워하는 경상도 사나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고참 선수들에게 가졌던 고마움을 케이크로 대신했다.
최 감독이 케이크를 보낸 사연은 5일 포항과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11라운드 홈경기 시작전 밝혀졌다.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던 중 어린이날 선물 이야기가 나오자 최 감독 본인이 직접 밝혔다.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최 감독은 훈훈한 분위기가 약간 겸연쩍었는지 "오늘 경기 지면 그 케이크 다 회수할 것이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역시 경상도 사나이였다.
케이크의 효과는 확실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28초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케이크의 수혜자인 최태욱이었다. 1-1로 맞서던 후반 27분 두번째 골이 터졌다. 역시 전날 케이크를 받은 몰리나가 환상적인 로빙패스로 김태환의 두번째 골을 뽑아냈다. 김용대는 거듭된 선방을 펼쳐보였다. 최 감독의 케이크 수혜를 받은 선수들이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특유의 말투로 "(케이크는)정말 기막힌 스토리다. (최)태욱이가 첫 골을 넣는 순간 감정이 북받쳤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가운데서도 재능을 홈에서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최태욱은 "케이크로 기뻐한 아이들이 더 기도해주었던 것 같다. 감독님의 성의 덕택인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골이 잘 들어간 것 같다"고 했다.
상암=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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