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포수 송 산이 프로야구 31년 역사상 처음으로 연장전 대타 끝내기 내야 땅볼의 주인공이 됐다.
송 산은 5일 광주 넥센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해 3루수 앞 땅볼을 친 뒤 3루 주자 김선빈이 홈을 밟아 경기를 끝냈다. 송 산의 연장전 대타 끝내기 내야 땅볼은 프로야구 사상 첫 기록이다.
야구규칙이 만들어낸 끝내기 내야땅볼
이날 경기에서는 여러모로 보기 드문 장면이 쏟아졌다. 우선 '끝내기 내야땅볼'이 만들어진 과정이 흥미로웠다. 어떻게 보면 끝내기 실책으로도 보일 수 있는 장면이 나왔던 것. 송 산이 친 타구를 넥센 3루수 지석훈이 잡은 뒤 잠시 머뭇거리다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다. 3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가 더 쉬워보였는데, 어떤 이유인지 지석훈은 2루로 공을 던졌다.
그런데, 공을 받아 1루주자 최희섭을 2루에서 아웃시킨 넥센 2루수 서건창의 송구를 1루수 박병호가 떨어트려 송 산이 세이프됐다. 잡았다면 병살타가 되면서 3루주자 김선빈의 득점은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2루수 송구 실책 혹은 1루수의 포구 실책 같았지만, 기록은 송 산의 3루수 내야 땅볼에 의한 결승점으로 인정됐다. 왜 이런 기록이 나왔을까.
이날 기록을 맡은 KBO 최성용, 이주헌 기록원에 따르면 이 상황은 야구규칙 10.14조 ⒞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한다. ⒞항에는 '야수가 더블 플레이 또는 트리플 플레이를 시도했을 경우 최후의 아웃을 시키려던 것이 악송구가 됐을 경우 실책을 기록하지 않는다. 그러나 악송구 탓에 어느 주자라도 더 많이 진루했을 경우에는 송구자에게 실책을 기록한다'고 돼 있다.
결국 이날 넥센 내야진이 더블 플레이를 하려다가 1아웃을 잡은 뒤 1루에서 마지막 아웃 시도 때 벌어진 상황은 실책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게다가 끝내기 상황인 탓에 3루 주자 김선빈이 홈에 들어온 순간 경기가 끝나면서 모든 주자가 더 이상 진루하지 않아 실책 조항에 해당하지 않았다.
이런 야구규칙이 개입되며 송 산의 플레이는 '끝내기 내야 땅볼'로 기록된 것이다.
송산 31년 만에 첫 '대타 끝내기 내야땅볼'의 주인공이 되다
매우 희귀한 상황인 탓에 프로야구 31년사에 '끝내기 내야땅볼' 자체가 별로 없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끝내기 내야땅볼'은 총 8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은 2008년 6월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KIA에서 였다. 이날 롯데는 3-4로 뒤지던 9회말 동점을 만든 뒤 계속된 1사 3루에서 박기혁이 KIA 투수 유동훈으로부터 1루수 땅볼을 쳐 경기를 끝냈다. 공을 잡은 1루수 이종범이 홈에 던질 새도 없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연장전 상황으로 범위를 좁히면 송 산의 이날 기록은 역대 2호가 된다. 이전에 나온 첫 번째 연장전 끝내기 내야 땅볼은 92년 5월16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해태의 경기였다. 1-1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만루에서 LG 김동수가 해태 투수 문희수와 만나 볼카운트 1B1S 유격수 땅볼을 쳤다. 이 공을 잡은 해태 유격수 윤재호가 홈에 던졌지만 주자가 세이프되며 LG의 승리로 끝났다. 이것이 사상 첫 연장 끝내기 내야땅볼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대타 끝내기 내야 땅볼'로 범위를 세분화하면 송 산은 31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기록을 세운 인물로 떠오른다. 92년 LG 김동수가 선발 포수로 나왔기 때문이다. 역대 1, 2호 '연장 끝내기 내야 땅볼'의 주인공이 모두 포수라는 점이 또 하나의 색다른 흥미요소로 남는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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