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선물 드리고 싶었는데….'
8일 KIA와의 대전구장 개막전을 시작하기 전 한화 에이스 류현진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지난 2일 LG전(2대6 패)에서 1회부터 무려 5실점을 하며 패전의 멍에를 안았지만 기분좋은 '어버이날' 추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날 공교롭게도 2년 연속 어버이날 선발 등판을 했다.지난해 어버이날 넥센전에 등판했던 류현진은 7이닝 3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11대7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한화는 올시즌 지금과 마찬가지로 최하위에서 고전하고 있던 터라 그 기쁨은 더 컸다.
1년 만에 같은 장소 대전구장에서 등판하게 된 류현진은 "부모님이 오늘 경기를 보러 오셨다"면서 "아직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지 못했는데 승리를 선물로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효심'은 안타깝게 성사되지 못했다. 류현진은 딱히 나무랄데 없는 피칭을 했다. 번번이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게 한스러웠다.
천하의 에이스도 타선과 궁합이 맞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현실을 보여준 류현진에겐 뼈아픈 어버이날이었다.
류현진의 이날 성적은 7이닝 11탈삼진 4안타 1볼넷 2실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충족하고도 남는 호투였다.
11탈삼진은 지난달 26일 KIA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둘 때 수립했던 올시즌 개인 한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6회까지 류현진은 완벽에 가까웠다. 1회 첫 타자 이용규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 삼자범퇴, 삼진행진을 이어나갔다.
4회초 김선빈에게 첫 볼넷을 허용할 때까지 웬만해서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전 KIA전 승리때 보여줬던 7이닝 3안타 11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당시 KIA전과 다른 한 가지가 있었다. 득점권을 놓치지 않는 장단 13안타로 8대0 완승을 만들었던 그 때의 타선 지원을 제때 받지 못했다.
한화는 이날 4회말 1사 만루, 5회말 2사 2, 3루의 찬스를 맞았지만 연거푸 실패하고 말았다.
6회말 김태균의 1사 후 솔로포로 리드에 성공하며 기를 펴는 듯했지만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추가 득점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그 많은 찬스를 1득점으로 그친 아쉬움이 컸을까. 류현진은 7회 곧바로 흔들리고 말았다.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2루타를 허용한데 이어 안치홍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고, 이어진 1사 1루서 나지완에게 다시 2루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잡고 있던 승리의 끈을 놓아야 했다.
아쉬운 7회를 마치고 박정진에게 마운드를 물려준 류현진은 8회말 뒤늦게 터진 이영상의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더 쓰린 가슴으로 바라봐야 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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