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현재 9승13패로 승률 4할9리에 7위. 1위 롯데에 4.5경기 뒤져 있다. 이게 지난해 우승팀 삼성의 현주소다.
요즘 삼성 선수들을 보면 야구를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지난해 우승을 맛본 타자들이 야구를 너무 쉽게 보는 것 같다. 우승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게 마련이고, 이런 자신감이 긍적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올시즌 삼성 선수들의 분위기는 이런 자신감과는 좀 다른 종류다.
이쯤에서 한 번 냉정하게 생각을 해봐야 한다.
지난해 삼성이 우승한 것은 전력이 알차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상대팀들이 못한 이유도 있다. 두산이 시즌 중에 내부 사정으로 가라앉았고, 다른 팀들도 주력 선수들이 다쳐 전력이 약화됐다. 삼성 선수들이 이런 환경적인 면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올 시즌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이 모두 전력을 업그레이드 했다. KIA를 빼고는 이렇다할 부상 선수가 없고, 팀마다 부족한 부분을 충실하게 보강했다. 그런데 시즌 개막에 앞서 '최강(最强)'을 넘어 '극강(極强)' 전력으로 꼽혔던 삼성이 초반 고전하는 게 안타깝다.
선수 한 명이 빠졌다고 무너지는 팀은 진짜 강한 팀이 아니다. 이대호가 없는데도 흔들리지 않고 선두경쟁을 하고 있는 롯데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롯데는 타선의 주축이었던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타선의 공백이 우려됐지만, 홍성흔 등 다른 타자들이 이대호 역할을 해주고 있다.
주포인 최형우의 타격감이 떨어져 있는데, 언제까지 그가 살아나기만 기다릴 것인가. 소수의 선수로 인해 좌지우지되는 팀은 강팀이 아니다.
프로야구 삼성과 한화의 경기가 6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이승엽이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대구=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요즘 삼성 타자들을 보면, 이승엽만 눈에 들어온다. 9년 만에 복귀한 36세 베테랑 이승엽의 눈빛만 살아 있는 것 같다. 나머지 타자들은 아직도 지난해의 우승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몇 년 간 세대교체를 하면서 채태인 최형우 등이 중고참이 됐지만 아쉬운 게 많다. 주축선수로서 성적뿐만 아니라 해줘야할 역할들이 있는데 젊은 선수들에 그냥 묻어가는 모습이다. 어릴 때는 어리다고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선배가 되면 그 위치에서 해줘야 할 일이 있다. 삼성과 롯데, LG의 다른 점이 여기에 있다. 삼성에는 롯데 홍성흔 조성환이나 LG 류택현 최동수처럼, 솔선수범하면서 후배들을 이끌어줄 고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주축선수라면 후배들보다 2~3배 더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마운드에서는 정현욱이나 배영수가 잘 해주고 있는데, 타선에서는 구심점이 없다.
경기는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다. 그래도 프로선수라면 지더라도 악착같이 다음 경기에서는 이기겠다는 근성을 보여야 한다. 서로를 독려하며 더 열심히 해보자는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삼성 타자들을 보면, 지더라도 '다음에 이기면 되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우리는 강한 팀이니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잘 되겠지'라고 넘어가는 것 같다.
승리에 대한 절박한 그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 위기라는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삼성은 기본적으로 투수력이 좋고, 저력이 있으며,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다. 기본적으로 전력이 탄탄하기에 6, 7월에는 치고올라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선수들이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면 어렵다.
5월 말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하지 못하면 아무리 삼성이라도 힘들어질 수 있다. 삼성이 저력의 팀이라고 해도 승률이 5할대 밑으로 처지면 시즌 후반 치고 올라오기 어렵다.
지금은 삼성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안일함을 떨쳐내고 프로답게 야구에 매달려야 할 때다.
양준혁 SBS 야구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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