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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길 감독대행에게 감독이란?

by 박찬준 기자
김봉길 인천 감독대행이 지난달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인천과 울산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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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5연패 했던 감독대행이에요. 당연히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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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길 인천 감독대행에게 감독 생활은 기분 좋은 기억이 아니다. 김 감독은 2008년 페트코비치 감독이 갑작스레 사퇴하자 감독대행 임명돼 팀을 이끈 바 있다. 당시 성적은 5전전패였다. 허정무 감독이 사퇴하고 다시 한번 감독대행 제안을 받았을때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김 감독은 "내가 보좌하던 수장이 물러났는데, 면목이 없었다. 함께 떠날까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여기에 지난번 감독대행의 어려움이 머리를 때리더라"고 했다. 고민 끝에 그는 감독대행 자리를 수락했다. 이유는 하나다. 선수들 때문이었다. 흔들리던 선수단을 보니 '내가 거둬야 할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감독대행, 참 어려운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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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 부임 후 인천의 성적표는 2무2패다.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김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사실 감독대행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했다. 틀린 얘기가 아니다. 감독대행은 감독보다 스트레스가 더 많은 자리다. 언제 새로운 감독이 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그렇다고 코치시절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는 것도 아니다. 성적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축구적으로도 전임 감독이 만든 색깔을 바꾸기 쉽지 않다. 이미 선수단 구성은 완료됐고, 기존 전술도 몸에 익은 상태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조금씩 인천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 감독대행을 통해 얻은 교훈이다. 그는 "급하게 마음 먹으면 안된다.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내 갈 길을 묵묵히 갈 것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인천에 공격축구를 덧칠하고 있다. 이미 호평을 받고 있다. 설기현을 중심으로 박준태 문상윤 정 혁 김재웅 등 젊은 선수들을 2선에 포진시킨 김봉길표 공격축구는 '원조 닥공' 전북을 상대로 3골을 넣으며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인천의 한 관계자는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친 경기를 오랜만에 봤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홈에서는 관중을 감동시키는 축구를 하고 싶다. 원정에서는 수비위주로 하더라도 홈에서는 가급적 공격에 포커스를 맞출 예정이다"고 했다. 그는 이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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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대행에게 감독이란?

"얼마전에 (설)기현이 (김)남일이와 밥을 먹었는데 그러더라구요. 대행 꼬리표 떼주겠다고. 근데 나는 위치에 별 관심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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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이 내놓은 의외의 답변이다. 젊은 감독이 득세하는 K-리그에서 김 감독의 나이면 충분히 감독 욕심을 낼 만 하다. 그러나 그는 손사레를 친다. "물론 감독이 되면 좋다. 나라고 내 구미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고, 천천히 시간을 갖고 팀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꿈이 있다." 그가 아직까지 버리지 않은 꿈이 궁금했다.

김 감독은 곧 "김봉길에게 축구를 배운 선수들이 진짜 축구를 배웠다고 느끼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흔한 얘기지만 진정성이 느껴졌다. 김 감독은 "나는 그 흔한 해외연수 한번 안했다. 코치 생활하면서 허정무, 페트코비치, 장외룡, 정병탁 등 훌륭한 감독들만 모셨다. 그분들의 장점을 충분히 배웠다. 무엇을 해야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 알고 있다. 이를 선수들에게 다 알려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의도를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훈련장에서나, 경기장에서나 달라진 눈빛을 보이고 있다. 설기현은 "감독님이 실수에 대해서는 너그러히 용서해준신다. 자신감 없는 플레이를 할 때는 지적을 한다. 개인보다는 팀을 앞세우셔서 이에 맞춰서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이 아픈 기억을 씻고 날아오를 수 있을지. 더 큰 꿈을 꾸는 김봉길 감독대행의 '진짜' 감독생활은 이제 시작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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