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코치라도 마운드에 올려야하나. 이거 원."
얼마나 답답했으면 평소 농담을 잘하지 않는 사람의 입에서 이런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넥센 김시진 감독 얘기다. 부진한 심수창을 2군에 내린지 하룻만인 9일 문성현이 불펜 피칭을 한 후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 왼 늑골에 실금이 갔다. 어쩔 수 없이 1군 엔트리에서 지웠다. 김 감독은 "정상적인 피칭까지 최소 한달은 걸릴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교적 잘 돌아가던 넥센의 5선발 체제에서 한꺼번에 2명이 빠져나갔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그렇다고 밑에 끼운 돌을 위로 괼수는 없는 상황. 김 감독은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뒷 선수를 땡겨쓰거나, 아무나 마운드에 올릴 수는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김병현이 예상보다 빨리 선발 마운드에 설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일단 문성현이 등판 예정이던 10일 목동 LG전에선 김영민이 등판했다. 김영민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르내리다 6월 왼 무릎 연골 손상으로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한 선수. 올 시즌 주로 승패가 결정된 상황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을 하다 이날 시즌 첫 선발 마운드에 섰다.
팀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등판한 김영민은 이날 4회 LG 이진영에게 우중월 솔로포 1개만을 맞았을 뿐 7이닝동안 6피안타 1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고비 때마다 5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지난 2007년 데뷔 후 이날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김영민은 2-1로 앞선 상황서 8회 박성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2일에 열리는 인천 SK전에서는 심수창의 땜빵 선발이 필요한 상황. 지난 2007년 데뷔한 이후 딱 1번 선발로 나선 이후 총 12경기에 등판해 주로 롱 릴리프로 뛴 장효훈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김영민에 이어 김 감독이 꺼내들 또 한명의 '깜짝 선발'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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