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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깜짝 선발 김영민, "이제 야구에 욕심 난다"

by 남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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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에 계단에서 넘어졌다.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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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감독은 벌금으로 선수 상조회비를 내게 했다. 수백만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돈이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다. "혹시 할부는 안 되나요?"

'넉살' 하나만큼은 팀내 최고다. 어지간한 불행도 다시 뛰겠다는 그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10일 목동 LG전에서 생애 두번째 선발승을 거둔 넥센 투수 김영민(25) 얘기다. 명품 라이벌전으로 자리잡은 넥센-LG전,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한 '엘넥라시코'의 주인공은 김영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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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은 '스마일맨'으로 통한다. 언제나 표정에 여유가 넘친다. 그러나 늘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지난 2007년에 1군에 데뷔했지만 3년 간 매시즌 1승에 그쳤다. 150㎞ 직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늘 컨트롤이 문제였다.

하지만 싱싱한 어깨에 1m88의 큰 키, 150km 직구를 갖고 있는 김영민을 투수 조련사 넥센 김시진 감독이 그냥 지나칠리는 없었다. 통산 3승밖에 거두지 못한 3년차 투수를 2009년 시즌 후반 선발로 내보낸 김 감독은 2010년을 김영민의 해로 만들어주려 무던히도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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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10시즌을 앞두고 어이없이 계단에서 넘어진 것이다. 김 감독의 시즌 선발 구상이 아예 처음부터 망가진 셈이다. 아예 1년을 날린 후 2011년 복귀한 김영민의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서다가 4월에 2군으로 떨어졌고, 6월에 1군에 복귀했다. 6월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동안 4실점 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아 생애 첫 선발승을 거뒀다. 그러나 선발승을 거둔 직후 수비 훈련 중에 왼 무릎 연골이 파열돼 시즌을 접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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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넉살 좋은 김영민은 재활을 거쳐 다시 일어섰다. 시즌 초반 승패가 결정된 상황서 마지막 투수로 주로 나섰던 김영민에게 기회는 의외로 일찍 찾아왔다. 10일 LG전에 나설 예정이던 문성현이 왼 늑골에 실금이 가면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 '깜짝 선발' 기회를 잡은 것.

이를 김영민은 놓치지 않았다. 1회 이진영을 과감한 몸쪽 직구로 삼진 처리하며 깔끔하게 시작을 한 김영민은 4회 이진영에게 초구 실투로 홈런을 맞은 후에는 이렇다 할 위기를 맞지 않았다. 호투가 이어지자 동료들도 힘을 냈다. 5회와 6회 정수성과 강정호의 호수비가 뒤따랐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 김태군과 오지환을 슬라이더로 연속 삼진을 잡아낸 후 2-1로 앞선 상황서 마운드를 박성훈에 넘겨줬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성훈과 손승락은 동료의 승리를 지켜냈다. 7이닝 6피안타 1실점. 데뷔 6년만에 가장 많은 이닝도 소화했다.

경기 후 김영민은 "땜방이었기에 편안하게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너무 여유롭게 야구를 한 것 같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잘하면 배가 아프다"고 특유의 넉살을 떨며 "이제 슬슬 욕심이 생긴다. 예전부터 한 시즌 10승이 목표였는데, 이를 달성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게 웃었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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