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의 스페셜리스트' 한상운의 성남 이적 첫골은 '미친 왼발'이 아닌 '성치 않은 오른발'에서 나왔다.
한상운은 11일 인천전 후반 43분 짜릿한 결승골로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패스마스터' 윤빛가람의 예리한 전진패스를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그 짧은 순간, 강원 출신 골키퍼 유 현이 1대1 상황에서 앞으로 나온다는 점을 떠올렸다고 했다.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작심하고 노려찬 골이 '또르르' 골망으로 빨려들었다. 절도 있는 오른발골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태용 성남 감독은 "상운이가 성치않은 오른발 양말 밑에 테이핑을 하고, 양말 위에 또 한번 테이핑을 한 채 그라운드에 나선다"고 귀띔했다. 왼발의 디딤발인 오른발에 힘을 주기 위해 깁스에 가까운 테이핑을 하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그리고 그 오른발로 짜릿한 시즌 첫골과 함께 팀에 귀한 승점 3점을 선물했다.
한상운 역시 오른발 첫 골에 의미를 부여했다. "포항전에서 발목 부분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수원전 후반 에벨찡요의 부상으로 조기투입되면서 오른발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신 감독님이 훈련을 배려해주셨다. 치료하면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훈련시 오른발을 단련한 비화도 공개했다. "김도훈 코치님이 연습 때 안쓰는 오른발 쪽으로 공을 주시는 등 일부러 연습을 시키셨다. 도움이 됐다. 오늘도 왼쪽으로 차지 않고 오른쪽으로 밀고 들어간 게 주효했다"며 웃었다.
이적 후 함께 맘고생했던 윤빛가람의 도움에도 각별한 고마움을 표했다. "윤빛가람 선수도 저도, 경남과 부산에서 좋은 활약을 했기 때문에 그때보다 좋은 플레이를 요구한다는 걸 알고 있다. 서로 농담으로 한마디씩 '요즘 힘들다' '왜이렇게 안되지' 얘기를 나눴다. 약한 모습 보이기 싫고 자존심이 있어서 많은 얘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마음으로 의지는 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경기 직후 도움과 골에 대해 특별한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그냥 가람이가 와서 말은 안하고 지금까지 본 미소중에 가장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고 했다. 말이 필요없었다. '동병상련' 이적생 듀오가 '이심전심' 함께 웃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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